장마가 시작되었다지만 오늘은 후덥지근하고 무더운 하루였다. 지금 온몸의 피로를 뜨끈뜨끈한 물과 씨원한 물로 샤워를 하고 고실고실하게 옷을 입고 컴앞에 앉았다. 한마디로 피곤한 하루였다. 최근 들어 조금만 발길을 움직여도 피곤함은 날 괴롭힌다. 오늘은 동화구연대회가 있었다. 이번에 내가 게을렀다. 솔직히 말해서. 그래서 결과도 당연히 안좋으리라. 심장이 팔딱팔딱뛰고, 온몸은 사시나무떨듯 떨려왔다.오전에 끝날줄 알았는데 오후까지 한데서 남편과 애를 오라고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남편은 설마 내가 이런걸 할줄은 생각도 못했다고.그냥 학교에서 모임이 있는줄 알았단다. 오후에 내차례가 다가오자 그야말로 초조, 긴장 그 이상이었다. 결과야 내가 그동안 연습도 잘 하지 못했고, 강의를 많이 빠져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고, 그냥 경험으로 참여하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지만, 조금은 씁쓸하다. 물론 무슨 무슨 상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좀더 열심히 해서 성실하게 그 시간을 임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날 허탈하게 만들었다. 남편은 애와 학교 잔디밭에서 놀아서 나의 그런 멍(?)한 모습을 안봐서 다행이다 싶다. 물론 봤더라면 창피하기도 하고 좀 그랬을 것이다. 암튼 끝났다. 내년에는 좀더 나은 모습으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한 나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적극적인 심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색동회 준회원으로라도 가입해서 나를 더욱 가꾸고 싶다. 주변을 진심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나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