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가슴이 아주 답답합니다.
제가 없는 동안 또 그 사람이 다녀간 모양입니다.
아빠도 계신 동안인데두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희 식구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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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눈빛을 보고 알수있었다.
나도 이제 서른이 훌쩍 넘은 한 남자의 아내.....
어릴적 엄마는 그렇게 억척스러울수가 없었다 .
한푼없이 시작해 자신만을 믿는 아빠와
배운것 없는 한결같은 우리엄마...
그런 엄마가 두번씩이나 큰병에 걸리다니....
병원에 누워 신음하는 엄마를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도려낸 가슴에 붕대를 칭칭감은채 한없이 작아보이는 엄마...
언제부터였을까?
그랬던 우리 엄마가 하나씩 둘씩 변해 갔다.
궁금한 맘에 건 전화속에선 옆에 있는 누군가를
의식하는듯 엄마의 한껏 꾸민듯한 억양....
표정만 봐도 알수있는 어설픈 거짓말...그리고
몸안의 악마를 알게된후 떳떳한 방황과 소식없는 여행....
엄마 맘엔 정말 악마가 생긴걸까?
마취에서 깨어난 엄마를 찾아온
낯선 이들..그들이 부부란다.
하지만 한눈에 부부가 아님을 알수있다.
왜 그들은 존대를 하고 엄마랑 그는
한층 가까운 듯 짧은 인삿말을 나눌까?
눈빛을 보면 알수있었다.
많은 말들을 꾹 누른듯 그는 눈빛에 모든걸 담고
엄마를 바라보았고 엄마 역시 붕대만 감은 윗도리를
감출 생각도 잊은듯 서로 바라보았다.
그러다 나를 의식한듯 뱉은 한두마디....
잠시지만 그 동안의 모든 의문이 풀리는듯했다.
멱살을 잡고싶었다.
아빠가 불쌍하고 잠못자고 간병하던 내가 한심하고
동생들이 불쌍하고...모두가 속는듯하다.
밉다.
엄마가 앉아계실수 있단다.
하루를 꼬박세고도 잠을 이룰수 없었다.
택시를 타고 병실을 찾았다.
컴컴한 병실에서 엄마 손을 잡았다.
옆에서 웅크리고 졸고있는 동생이 한없이 처량하다.
엄마가 눈을뜰때 나는 눈물로 얼룩졌다.
"엄마! 미워 죽겠다."
엄마의 눈이 잠시 커졌다.
"내가 무슨죄가 있어 너희를 이렇게 고생시키냐."
엄마의 말은 내귀에 맴돈다.
"엄마 ...언제 우리한테 돌아올래?
어떻게 하면....올래?
우리는 엄마만 보는데 엄마는 왜 다른데 있는데?
엄마...나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다.
나도 여자야.
엄마는 지혜로우니까 내 말뜻 알지?"
.............
눈을 마주칠수 없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착각한거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엄마 얼굴을 보면서 난 또 모진 소리만
뱉어댔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 엄만 금방 나아진다고
연신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난 죄인이다.
나도 남편도 언젠간 겪을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친구들과도 재잘댔다.
하지만 우리 엄만 제발.....
모두가 피해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