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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BY 새롬 2000-06-22







나무

하느님이 지으신 자연 가운데

우리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것은

나무이다.


그 모양이 우리를 꼭 닮았다.

참나무는 튼튼한 어른들과 같고

앵두나무의 키와 그 빨간 빰은

소년들과 같다.


우리가 저물녘에 들에 나아가 종소리를

들으며 긴 그림자를 늘이면

나무들도 우리 옆에서서 그 긴 그림자를 늘인다.


우리가 때때로 멀고 팍팍한 길을

걸어가면

나무들도 그 먼 길을 말없이 따라오지만,

우리와 같이 위으로 위으로

머리를 두르는 것은

나무들도 언제부터인가 푸른 하늘을

사랑하기 때문일까?


가을이 되어 내가 팔을 벌려

나의 지난 날을 기도로 뉘우치면,

나무들도 저들의 빈 손과팔을 벌려

차운 바람만 찬 서리를 받는다,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