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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집의 무법자 아저씨


BY 임진희 2000-06-24

어느날 나는 남편과 아파트 단지안에 있는 칼국수 집에 갔다.

조개 칼국수 집인데 국물이 시원해서 가끔 들리는 곳이다.처음

입주 했을 때는 손님이 많았었는데 요즈음 한 동네에 더 큰

칼국수 집이 생겨서 손님을 많이 빼았긴것 같았다.경쟁 사회에

는 어쩔수 없는 현상 인지도 모른다. 뭐가 좀 잘 될것 같으면

규모가 더 큰 동류의 가게가 생겨서 상대적으로 작은 가게는

점점 손님을 빼앗기고 결국은 문을 닫게 되고 마는것이 작금의

현실이다.아이들도 커서 밖에서 식사하고 오는 날이 많아져서

가끔 밥이 먹기 싫을때 부담 없이 가는 곳이기도 하다.오랫만

에 갔더니 저녁 시간 인데도 손님이 없었다.우리 부부가 처음

으로 주문 했고 이어서 또 다른 부부가 들어왔다. 아파트 단지

쪽에 출입문이 있어서 거의 아파트 손님 상대인 것이다. 낮동

안은 인근 직장 손님도 있는 모양이지만 ...

우리는 텔레비젼을 향해서 나란히 앉았다. 마침 좋은 나라

운동본부 라는 프로그람이 진행 되고 있었다.친절 시민을 찾아

서 상을 주는 장면 까지 보고 있을때 또 다른 부부가 아이를

동반해서 들어왔다.먼저 들어온 우리 부부와 두번째로 들어온

부부가 목을 길게하여 벽에 매달린 텔레비젼 을 보고 있는데

세번째로 들어온 아저씨가 우리들을 힐끗 바라보더니 다짜고짜

로 tv 채널을 돌렸다. 아주 작은 가게라서 우리들의 시선이

향한 곳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순간 상당한 불쾌감이 일어

났다. 보고 있는데 말없이 돌리다니. 한마디 라도 {채널 돌려

도 되겠습니까} 했다면 기꺼이 그러세요. 했을터인데...

목매달고 그프로를 골라서 본것은 아니고 들어 갔을때 그 방송

이 진행되고 있었을 뿐이였지만 친절 시민 ?아서 상을 준다는

그 프로의 정신이 우리들에게 잊고 있는 그 무언가를 깨우쳐

주는것 같아 열심히 보고 있던 중이였다. 왜 우리는 이웃나라

일본인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가. 그 들은 일찌기 어린아이

때부터 남에게 페를 끼치면 안된다고 가르치며 남을 위한 배려

의 마음을 심어 준다고 들었다.우리는 남에게 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는것도 이유가 될것인가. 얼마전에 교통 질서 방송

때도 얼마나 정지선을 잘 지켰던가. 나도 운전을 하고 다니지

만 신호와 동시에 출발해도 그만 횡단보도를 침범한 적도 있다

남편과 동행이라도 한 경우는 지체없이 한 소리 듣는다.어느

사람은 일본인은 겉과 속이 다르다며 솔직한 우리나라 사람이

보다 인간적이라고 하지만 남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

하는것도 솔직하고 인간적이 라서 그런지 묻고 싶다.칼국수

집에서 만난 아저씨도 자기가 보고 싶은 프로 보느라고 네 사람

의 시선이 고정된 것을 무시하고 멋대로 채널을 돌렸을 것이다

부창 부수라 했던가 .그 부인 역시 남편의 행동이 당연한 듯한

태도였다. 초등 학생으로 보이는 아이와 함께 왔는데 그 아이

에게 아버지는 뭐라고 가르칠 것인가 남을 배려 하지 말고

뭐든지 나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것 같았

다.아주 작은 마음씀이 상대에게 흐뭇한 미소를 띄게 하는데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채널을 돌리는 아저씨께 꼭 한마디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부모는 자식의 산 거울이라고...

얼굴은 모르지만 한 단지에 사는 분 같아 같이 있던 부부도

우리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 기가 막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