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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사는 바보도 있을까요...?


BY 포비 2000-06-26

많은 반대에도 무릅쓰고 전 결혼을 했어요.
그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고 제 자신이 옳다고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결혼하자마자부터 후회가 시작되더군요. 아니 제가 후회하도록 제자신을 만든거겠죠. 가장 소중한 내 삶인데 방치하고 멍하니 바라본 내 죄인거죠.

정신이 온전치 못한 시어머니와 무능력한 시동생, 시아주버님들, 시누이들 정말 몰랐어요. 7남매나 되는 많은 식구들이 모두같이 엉망이었어요. 정말이지 우리 집안과는 너무나 너무나 차이가 많고 감당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어요. 신혼초에 시댁에 가는 문제에 가끔 싸웠어요. 정말이지 가고 싶지가 않더라구요. 식구들을 대하고 앉아있을 생각을 하니까 내가 너무나 바보같고 멍청해 보이는게 너무나 싫었어요. 시댁에 갈때마다 한번씩 실갱이를 벌이곤 했답니다. 시동생들 학비대는것도 내겐 너무나 벅찼고 왜 내가 그래야 하는지를 몰랐어요. 그래서 자꾸 싸웠죠. 내 자신이 자꾸만 초라해지는것 같고 맏딸이라 귀하게만 자라온 내게 아니 나 자신만 알고 살아온 내게 남을 위해 뭔가를 베풀고 살아야 한다는 게 화가나고 싫었어요.
1년전 겨울에 시어머니는 서울에 있는 큰아들집으로 거처를 옮겨 다행이다 싶었는데 시동생이 저희와 같이 살게 되었어요. 자기 마음대로 살아온 사람들이라 예의도 없고 자기밖에도 몰라요. 그래도 명색이 신혼집인데 새벽에 들어오질안나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나. 저희 남편은 담배를 피우지 않거든요. 전 담배피우는걸 굉장히 싫어하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혼한 저희 작은 시누이가 집으로 왔는데 글쎄 하필이면 그때 제가 임신초기 였는데 입덧이 굉장히 심해서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성격이 원래도 예민편이였는데 임신하고나서는 더했어요. 낮에는 하루종일 잠자고 밤에는 새벽녘까지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는거에요. 벨누르는소리, 나중에는 열쇠를 줬더니만 열쇠따고 들어오는 소리들에 잠못자고 밤을 지새우곤 했어요. 내가 왜 임신을 했을까 하는 해서는 안되는 생각들도 많이 했답니다. 그럭저럭 1달이 지날 무렵 결혼안한 저희 큰시누이까지 저희 집에 거한다는 말을 듣고 쓰러지기 일보직전. 나이 40에 동생들 뒷치닥거리 하느라고 혼자가 되었답니다. 어찌보면 안되고 불쌍하지만 결혼초부터 가졌던 선입견 때문에 달갑지가 않았어요. 그런계기로 싸움을 대판했지요. 정말이지 더이상 살기가 싫었다고나 할까요. 시누이들이 따로 살림을 차려 나가 살게 되었는데 저희 시동생은 저희집에 있구요. 내가 한 얘기며 모든걸 자기 누나들한테 고자질하는게에요. 화가나서 서로불편하느니 누나집에가서 편하게 사는게 어떠냐고 생각해보라고 그랬는데 형수가 집나가라고 그랬다고 자기누나들에게 얘기를해서 남편이 알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엄청싸웠어요. 정말이지 아이만 아니었다면 이혼했을겁니다.
나중에 시동생이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시누이들도 사과를해서 모든게 원만히 해결이 되어서 지금은 그래도 사이가 좋게 잘지내고 있어요. 아이를 낳고 나니까 모든게 달리 생각이 되어지더라구요. 체념했다고나 할까요. 지금은 마음이 그래도 편해요.

그런데 이 새벽에 왜 이러고 있냐구요. 새벽2시 30분경에 전화벨이 울렸는데 큰시누이가 다쳤대요. 밤에 일을 나가거든요. 그래서 남편은 병원에 갔지요. 어쩌면 내게 큰시누이는 짐이 될것같애요. 이런 표현이 어울릴까요? 답답해요.

저희 부모님들은 잘 모르세요. 대충은 알지만 전체는.
엄마는 불쌍한 사람들이니까 잘 해주라는데 온전치 않은 직업을 가진 시누이들이지만 그래도 아무 내색않고 대해주는 내가 잘하고 있는것 아닐까요? 나만의 착각일런지....

신앙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남편과는 결혼하지 않았을겁니다. 얘기해주고 싶어요. 반대하는 결혼은 절대로 하지말라고. 그땐 몰랐는데 다 이유가 있더라구요. 하지만 시댁일이 아니라면 우린 너무나 행복하답니다.

속이 후련해요.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내뱉고나니 가슴이 시원해요. 정말 아줌마닷컴에게 고맙네요. 저의 넋두리를 들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구요.
행복한 하루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