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교복 다리랴 아침쟁기랴 바쁜 나에게 큰아이가 다급하게
"엄마, 사유서 좀 써주세요!"
으잉! 웬 사유서?? 무신 잘못을 했낭??
급식을 안 받을려고 하니까 사유서 제출하라고 합니다.
고등학생인데 급식을 하고 있는 학교거든요. (광영고)
한참 크는 아이들 급식하면 그래도 영양사라는 분이 영양 생각해서 골고루 식단 짜서 식사를 할 수 있으니까 부모 입장에서는 대환영이었죠.
하지만 엄마들!!!!
좋아만 하고 편하게만 생각할 게 못되더라구요.
식단만 열심히 짜면 뭘합니까. 위생상태가 엉망인데.
철수세미쪼가리는 보통이고 김치에 배추벌레,심지어 손가락에 붙이는 일회용 밴드에 근래에는 배추된장국에서 팅팅불은 지렁이가 나왔다고 합니다.그 아이는 된장국만 보면 그 생각이 나서 국을 못먹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H.R시간에 건의도 수십차례 했건만 시정이 안되고 있답니다.
그리고 식당시설이 부실하니까 식판차지하는 것도 전쟁중에 전쟁이라고 합니다. 점심시간 되기 전부터 점심먹기위한 전쟁이 시작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서 먹는 점심이 아이들한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그래서 몇몇아이들이 급식을 못받겠다고 했더니 사유서를 써오라고 하네요.
이 무슨 우스운 일입니까??
불량한 급식상태를 뻔히 알면서 그것을 시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사유서를 써오라니...오히려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이라도 통신문에 보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흥분된 마음으로 첫머리에 이런 사유서를 쓴다는 자체가 우습지 않느냐는 식으로 써내려갔더니 아들이 말리더군요.
좋은 얘기로 하라고..
그래서 좋은 말로 좋게 사유서 썼습니다.
내 원참! 코에서 계속 방구가 나오대요.
급식 담당하시는 분들!!!
많은 음식을 조달하려니 힘들고 어려운일도 있으시겠지만 내 자식, 아니, 내가 먹는다고 생각하면 한번 씻을 것도 두번씻고 신경을 쓰실 것 아닙니까?
부탁드리건대,제발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줍시 맙시다.
그 위생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 바로 아줌마들 아니겠어요?
이 아줌마 부탁드리겄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