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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비가 온통 퍼붓네요....


BY 아하 2000-06-29

언젠가 이 근처를 서성대는 수상한 남자 이야기를 듣고는 더운 여름날 밤늦게 혼자 문열어 두지 못하는 나..오늘은 이렇게 온통 퍼부어 대는 빗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후련해 지는 듯하다.
가슴팍에도 시원한 물을 막 퍼부어주는 듯해...(현실적인 생각은 접어두고파...이렇게 비가 많이 와도 되는지..아냐...서울은 아무래도 가뭄같았는걸..)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비가 퍼부어 대면 신이 나서 맨발로 뛰어나가 이리저리 콩콩대며 신나는 웃음을 하늘로 쏘아올렸던 그 때가...산성비도 없고 그런 나를 이상타 여기는 사람도 없었고..그렇게 비 속을 시원하게 한참을 쏘다니고 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이 뚝뚝 흘러내렸지...내가 비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어...

물끄러미 바깥을 바라보며 마냥 신났던 어린시절의 내가 떠올라 웃음이 입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아~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오는 걸까...아직도 밖에 있을 사람들 생각을 하면서 슬그머니 미안한 마음부터 앞서며 걱정이 된다. 하지만 지금 대지가 이 비를 달가와 하고 있다면 오늘 밤.. 참아볼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