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오랫만에 친정집에 다녀왔어요.
전날 전화를 했는데 영 통화가 되질 않아서
무작정 가기로 했지요.
오랫만에 시골엘 가니까 푸르른 들과 산이 더욱 정겹게
느껴지더라구요.
가는 동안 내내 종알때던 초등학교 3학년 짜리 딸,
창밖을 가만히 내다보면서 하는 말
"엄마 고향의 향기가 나네"
처음엔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글쎄요, 그게 열어둔 창으로 새어들어온 분뇨냄새를
그렇게 표현하지 뭡니까.
그 덕분에 저와 남편은 오랫만에 큰 소리로 웃을 수 있었고
여러가지 마음이 복잡했던 일들도 시원한 자연앞에서는
너무나 사소한 일이 되어버리는 기분이 들데요.
사실 요 근래에 좀 신경쓰이는 일이 있었거던요.
혼자 사시는 친정어머니가 너무나 반가워 해주셨기에
저희 가족의 친정 나들이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
니다.
정말 오랫만에 경험해보는 모기장 속에서의 잠자리.
또 그것이 신기한 저의 딸,윙윙대는 모기에게 온통 하얀
속살 다 내주며 모기장 밖으로 들락날락......
사실 별건 아니지만 마늘 양파 감자 등 어머니의 정성이
가득담긴 고향의 선물은 또 얼마나 마음을 그득하게 하는지...
하얀 모시옷 곱게 차려 입으시고
골목어귀에 서서 잘가라고 손 흔들던 친정 어머니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고개 돌리고 남편몰래 흐르는 눈물 닦았지만,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다시 어머니를 뵐 수 있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
건강하세요
그리고 정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