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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 대한 편견....


BY 비누 2000-07-03

한 두어시간 전, 수다천국엘 갔더랬습니다.
혹, 오늘도 정신 나간 남자 한명이 물을 흐리고 있지는 않은가 궁금해서리..
아니나 다를까, 자신이 남자임을 밝히는 한 분이 고민을 상담한다는 방을 열어놓고 아줌마들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물론 남자임을 안 아줌마들, 아무도 거들떠도 안보고 있더군요..
혹 이상한 사람이 아닐까 궁금해 제가 들어가 보았지요..
서두부터 자신을 남자라고 밝히고, 고민이 있어 털어놓으려 한다고하데요..

전 '너두 그렇구 그런 남자렸다'란 생각에 마구 몰아부쳤지요..
남자가 하구많은 사이트중에 왜 아줌마들 모인 곳에 와서 고민 상담 요청이냐,, 하는 일은 뭐냐.. 등등...

그런데 그분, 자신을 40대라고 밝히며 점잖고 진지하게 자신의 부인 일을 털어놓고 싶다고,,, 조근 조근 말씀하시더라구요..
순간, 아, 이분은 정말 마음에 담고 있는 고민을 나눌 사람을 찾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미안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점점 진지하게 듣고 있는데,, 15개월된 우리 아들의 심한 방해공작때문에 대화를 더이상 나눌 수가 없어 아들 진압시키고 다시온다고, 그때까지 계심 다시 이야기 나누자고 대화방을 나왔지요.. 그때까지 기다리겠다구 그아저씨는 말했습니다.

아들 진압시키면서 참 궁금했습니다..
그분, 그 40대 아저씨, 어떤 아줌마 만나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을까, 아님,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까.... 아들 재워놓고 부리나케 수다천국에 들어가보니 쩝.... 안계시더라구요..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왜 우리는 수다천국에 들어오는 남자라면 무조건 거부부터 하고 보는 걸까..
물론 수많은 전례를 통해 남자들의 무식하고 경우없는 동물적인 본성을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고 정말로 답답한 맘 털어놓을 곳 없어 이곳을 찾은 사람에게 또 하나의 소외를 느끼게 해야만 하는 가...

저 아니였음 그 아저씨, 오늘 밤새 한마디도 할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글쎄,, 아줌마닷컴은 남자는 회원으로 받지도 말아야 한다구 주장하는 아줌마들도 계십니다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오늘 그렇게 얘기할 누군가를 기다리던 그 아저씨, 내 남편일수도, 내 동생일수도 또는 오빠일수도, 가족중 그 누군가일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분을,,, 답답하여 하소연할 곳 찾는 그런분을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남자들은 다 동물적일 것이란 편견으로 더욱 구석으로 몰아붙여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아줌마닷컴, 물론 아줌마들을 위한 싸이트임은 분명하지만 아줌마들만을 위한 사이트가 되어 그 외의 부류들을 무조건 편견어린 눈으로 바라본다면... 글쎄요... 아줌마들이라면 무조건 비하하고 보는 무리들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요..

좀더 너그럽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져야하지 않을까요...

수다천국에서 만났던 40대 아저씨...
또 오심 진지하게 얘기 들어드릴께요...
꼭 한번 또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