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 이렇게 딱 두종류의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40 가까이 살아보니 그것이 전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합니다.
오늘 여기 올라온 글들을 다 읽어보았습니다.
무슨 이야기하나라도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없더군요.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아내'라는 비슷한 공감대를 갖고있기 때문이겠죠.
요 아래 올라온 글들 중에서는 집에오면 말을 잘 안하는 남편때문에 속이 상한 아내들 이야기가 있네요.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웃겨주는 코메디언, 개그맨들조차도 정작 집에가서는 과묵하다는데 오죽하겠어요.
남자는 어떤 때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요?
아무리 과묵한 남자라할지라도 자기에게 관심을 갖게하는 대상에겐 남녀를 불문하고 말이 많아지는 것이 남자입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이성간에 첫 만남이 이루어진 경우, 대개는 압도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남자는 끊임없이 여자의 관심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기위해 많은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그것은 그 남자가 평소에 말이 별로 없는 남자건 아니건에 상관없이 거의 예외가 없습니다.
말없는 남자에게 호감을 느낄 여자도 없거니와, 여자가 대단히 남자에게 반하지 않은 이상 여자에게 말을 건네는 그 자체가 호감표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남자는 여자를 '꼬시지요'.
아내에게 왜 말을 안하냐구요?
아내가 누구입니까? 어쨌든 무슨 재주로든 '꼬셔서' 들여앉힌 자기만의 사람아닙니까?
결혼해서 자기 사람이 된 이상, 낚은 고기에 떡밥 안준다고 (이건 남자들의 공통적인 발상이랍니다.) 자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겁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몸담았던 가족관계를 요.
우리가 친구만나 조잘되던 것처럼 우리들의 가족들과 그런 오붓한 대화를 늘상 나누며 살아왔던가요?
더 더군다나 남자들에겐 어땠을까요?
우리나라 남자들?
저는 남동생만 셋인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말이 4형제지, 동생들이 자기 친구들 데려와 놀기전까지는 대부분 우리집은 절간처럼 조용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님 과묵(?)하시지요, 딸 하나인 제가 혼자 너스레를 떨고 살았겠습니까?
남동생들...... 지들끼리 싸울 때 빼곤 별 이야기없이 자기 할 것들만 하두만요.
그렇게 자란 남동생들이..... 또 그렇게 자랐을 남의 집 남자들이 지금 다 어엿한 가장들 아니겠어요?
남자든 여자든 말을 하지않는 이유는 단 하나.
말하고 싶지 않아서인겁니다.
왜 말하고 싶지 않으냐구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자기에게 어떤 불이익도 없고, 상황이 달라질 것도 아닌데..... 말하고 싶겠어요?
부부싸움도 대화라는 말. 살다보니 실감하겠더군요.
속 편할 땐 별 이야기없던 사람도 부부싸움을 시켜보면 줄줄이 할 말, 못할 말이 다 나온다는군요.
어떤 사람이 TV에 나와 이러더군요. 처음엔 남편이 말을 안해서 무척 속상해하며 살았대요. 그런데 대화랍시고 하다보면 꼭 그것이 싸움으로 끝을 맺게되더래요.
그러다보니 결국은 서로가 말이 없는 삶이 편해지고 익숙해지더래요.
어쩌다 말이 하고 싶다가도 이러다 또 싸우지싶어 서로가 삼가하게되고....... 그래서 결혼생활 오래할수록 친구가 왜 소중한지 그 가치를 알게되었다더군요.
어느 음식점, 어느 장소에 가나 중장년의 아낙들이 떼로 몰켜다니는 모습 흔히 보시죠? 보고 속으로 욕했던 분들도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들이 왜 그러는지....... 이제 아시겠죠?
그들도 누군가와 떠들고 싶고, 자신을 털어놓고 이해받고, 또 사람과 섞여살고 싶은 것이거든요.
이 아줌마닷컴에 왜 많은 아줌마들이 몰릴까요?
그 이유를 생각해보셨나요?
남편이 모든 것을 다 채워줄 수 있다면...... 여기가 과연 이렇게 붐빌까요?
남편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살지 맙시다.
혹, 우리가 남편에게 대화라고 한 이야기가 바가지성 내용은 아니었나요? 한다하는 이야기가 돈 이야기, 투정, 시댁흉, 신세한탄.... 뭐 이런 것들이 아니었나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남편이래도 그런 이야기를 대화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겠죠? 남편도 기분을 다치고 싶지않을 거잖아요.
남편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사는 삶 자체가 어찌보면 모순입니다. 남편과 아내. 아무리 살과 피를 섞고 살아도 그들의 생각과 의지조차 섞여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냥 서로를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아닐까요?
그리고 남편이 무슨 이야기를 할때 우리 제발 꼬투리잡지맙시다. 남편들이 말하기 싫은 이유 첫째가 무슨 이야기를 시작했다가 마누라에게 꼬투리잡혀 된통당할까봐랍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