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죽고 싶다.
오늘도 역시 또 술.
얌전히 자면 모든게 끝인데 내가 말을 안한다고 시비다.
다시 또 술을 꺼내 먹는다.
그리고 나에게 퍼붓다 결국 들어가 문을 닫는다.
그리고는 문을 잠그고 소리를 지른다.
얼마 안 있다 코고는 소리가 난다.
나도 홧김에 소주 한 컵을 따라 벌컥 마셨다.
받아 들이지 못하는 술을 먹었으니 온전하랴.
화장실로 들어가 확 토하고 만다.
왜 이리 살아야 할까. 15년여를 써 온 일기장을 펼치려다가
이 곳이 생각나 들어왔다. 저이가 나오면 무슨 짓 하나 하겠지.
그래도 하고 싶은 말 모두 퍼 부어야지. 속 시원하게.
난 바보야. 정말 바보야. 이리 늦은 시각에 이게 무슨 짓인가.
토했지만 술 기운이 올라 오는 것 같다. 정말 죽고 싶다.
살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안 든다.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고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고민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술을 먹어 대니 어쩌란 말인가. 항상 일이 있다고 저러니. 안먹는 날은 집에서 자기전에 또 술. 소주 3병을 이틀에 싹. 맥주 2캔과 함께. 같이 먹어도 보았다. 전혀 대책이 안 선다.
옆에 사는 시어머니는 아퍼서 신경쓰이고 그러면 내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 주어야지. 어떻게 된게 자기가 엄마한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내가 자기를 풀어주길 바라나. 난 복장이 터질 지경이다.
폭발 일보 직전. 아이들만 없다면 얼마든지 나가버릴텐데...
그런 마음 먹은게 자그만치 16년이다.
사라져 버렸으면. 없어져 버렸으면. 죽고 싶다. 죽지도 못하고
정말 바보야.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저이는 고쳐지지도 않고 내일 분명 아침에 자기가 삐져서 말도 안할 것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기가 막히다.
아이들만 불쌍. 나 없어지면.....
지금도 마음이 불안하다. 문을 열고 나올 것 같다.
무서워. 정말. 인생 살아서 뭐해.
얘들아. 미안하다. 정말 증말로 미안하다.
내가 잘못한 것일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저렇게 술을 먹어 대는데 어느 누가 좋아할까. 못 본 척 했더니 화를 낸다. 기가 막혀.
내일 몇 시간 후가 불안하다. 나가 버릴까. 없어져 버릴까. 아니야. 아이들이 컸지만 찾을꺼야. 정말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