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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선생님께 드린것은


BY 임진희 2000-07-09

나는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시절에는 촌지라는 말을

들은 적도 없고 그것 때문에 신경 쓰는 학부모도 없었다. 그야

말로 아무런 부담없이 학교만 다니면 되던 시절이였다.그러나

소풍 가는날에는 우리 어머니는 선생님 도시락을 싸 주셨다.그때

도시락 반찬은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하얀 쌀밥에 빨갛게 고추

장 양념한 돼지고기를 석쇠에 구운것과 시금치를 양념해서 계란

말이 한 것이였다.지금은 별 반찬이 아니지만 그 시절에는 친구

들이 부러워 하는 도시락 이였다.좀더 시골에 사는 아이는 장아

찌가 전부인 밥을 부끄러워 한쪽에서 먹기도 했다. 어느 아이는

박아지에 싸온것을 잘못해서 떨어뜨렸는지 나뒹굴어 있기도 했다

항상 아버지 친구들의 술상을 준비 하시는 어머니 모습을 보며

덕분에 색다를 음식도 맛볼수 있는 즐거움에 젖기도 했었다.

단 한번도 촌지 같은 것을 하지 않았어도 선생님 존경하는 마음

은 비할바가 아니었다. 도시락과 담배 한갑을 받으시고 말없이

미소짓던 선생님이셨다. 어느때던가 돌아 앉으신 선생님 등뒤로

도시락과 담배 한갑을 놓고 오자니 옆반 선생님이 담배를 집으시

며 눈을 찡긋 하셨는데 아마도 그 담배는 그 선생님이 피우셨을

것이다.오로지 소풍 가는날 만의 대접이였다.오늘날의 촌지 문제

는 정답이 없는걸로 안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진정이 담기

지 않는 선물도 촌지도 하지 않는 것일것이다.그러나 세상 살아

가자면 자기 뜻대로 굽히지 않고 하기란 그야말로 어려운 것이기

에 묻기도 하고 답 하기도 하게되는 것이리라. 가만히 생각 하면

문제의 열쇠는 모두의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기 나름의

입장에 맞춰서 살수 밖에 없다고 생각 한다.오늘날의 부모 노릇

하기는 훨씬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거기에는 내 자식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조바심이 드는것도 한몫 작용한것은 아닐까.여유로웠던

어린 시절의 학창 시절이 그리워진다.도시락 드렸다고 누가 뭐

라는 사람도 없었고 등뒤에 살며시 놓고 왔어도 오늘 누가 도시

락 가져 왔느냐고 묻지도 안았다. 다 아시고 계셨는지...지난

시절은 모두 아름답다고 누가 말했던가 .모든것이 아련한 그리

움 되어 다가온다. 세월은 흐르는 물이라 했던가. 쏜 화살과

같다 했던가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아이들의 함성이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되어 다가오게 한다.즐거웠던 시절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항상 내 기억 속에 건재해 있다는것을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