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99

저 요즘 이렇게 살아요


BY 유채 2000-07-10

올해로 초등학교 입학한 아들녀석 하나 있습니다.
입학당시만 해도 학교는 제대로 다닐까? 준비물은 잘 챙길 수
있을까? 친구들과는 잘 지낼수 있을까?
이것 저것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덧 자기가 할 일은 알아서 다 하더라구요.
대견하기도 하고 조금은 마음이 놓였지만,
제가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아이한테 미안한 마음도 크고요
그래서 될 수 있는한 주말만큼은 아이와 함께, 아이가 원하는
신나고 재미있는 시간을 갖을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제도 바닷가에 나가 조개도 줍고 물장난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또 오자며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아침준비를 대충하고 나서,
아이의 책가방을 제가 다시한번 봐주고 있거든요.
혹시나 잘못 챙겨갈까봐서.

아이구!!!
그런데 큰일났어요.
월요일 준비물에 '병에 든 사이다'와 '풍선'이 있지 뭐예요.
그게 갑자기 집에 있을리 없죠!
너무 신나게 놀다보니 준비물 챙기는 걸 깜빡한거예요.
배짱도 없는 아이라 공부시간에 쭈빗쭈빗 있을 거라 생각하니
어찌해야 할지 굉장히 답답하더라구요.
시간을 보니 11시 45분.
저희 동네의 슈퍼와 문구점은 일찍 닫기 때문에 난감했어요.
그렇다고 아침일찍 문 열을 상점도 없고 출근준비 하려면
좀 바쁠것 같아서 무작정 차를 타고 나갔어요.
얼마나 얼마나 헤맸을까요.
저만치 아직 열려있는 슈퍼가 있었어요.
사이다를 사고 또 다행중에 풍선까지 있더라구요.
'어휴!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여러번 하고 집으로
오는데 마음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어요.
아이의 머리맡에 풍선을 놓아 주었어요.
그녀석은 준비물에 풍선이 있든지 말든지 전혀 상관없는 얼굴로
그렇게 자고 있는거 있죠!!!
아침에 일어나 웃음지을 아이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전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이키우는 것도, 직장다니는 것도 요즘은 왠지 더 힘이 드네요.
어느것에도 100% 일수 없다는 걸 알지만 허둥대는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하잖아요.
아침에도, 먼저 출근하는 엄마한테 '안녕히 다녀오세요'하며
인사를 꾸벅하는데 오늘따라 아이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거 있죠! 그래서 '화이팅!'이라 답해줬지요.
저 요즘 이렇게 살아요.

아이구!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모두모두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