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87

장사익의 삼식이엄마되다~~~~!!!!


BY 감순2 2000-07-15

그 동안 한국방문을 두어차례 했지만
지난 가을은 좀 특별한 여행을했다
제목하여 추억사냥!!
가족들은 일단 인사정도만 하고 친구들과 3주간의 시간을 보냈다
고3 엄마 아닌 친구 아무도 없었건만
둘이서 셋이서 때론 일곱이서...
집안일 팽개치고 이미 허락받은 자유엄마 자유부인이 되어
원없이 돌아 다녔다
역시 나답게 덜렁거리며 날을 잡은 때문에 단풍의 절정은
보지 못했지만 코스모스길 바다 산사 전국유명 토속음식점
강길따라 드라이브 온천 고궁 예술의 전당 인사동길.....
하다못해 남대문시장 에서 붕어빵 사먹는 것 까지...

바쁘게 쫓아다녔다는 게 그럴듯하게 맞아 떨어지지만
서울, 아니 한국 어느 곳에 갖다 놓아도
그렇게 서둘을수 밖에 없는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는 한정된 시간의 사람이었다
백화점에 갔을 때도 뛰어다녀야 했다.
남대문시장을 갔을 때도 달음박질 만했다.
그렇듯 날아 다녔는데도 시간은 부족하기만했다.

마지막날!
미국으로 돌아오가위해 김포공항을 향했을때
차안에서 이런 농담을했다
어떤 멍청이가 여권을 안가지고 공항에 갔더라고 하며
푸하하~~~~~ 웃었다
미리 공항에와서 대기중이던
한 친구는 장미꽃다발을 만들고 표주박을 예쁘게 장식해서
안겨주고 달아주었고 사진도 폼나게 찍어야 했고
다시 만날때까지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아주 멋진 이별식을 연출해 보려고 마음 먹었다
지난날 이민 올때 이별의 아픔땀시
출입국 통과의문을 비극의문처럼 들어서던 내가
다시 찾았을때는 보고픈 친지들을 만날수 있었기에
행복의문이 되었고
다시 돌아올때는 내 가족이 살고있는 미국으로
오게되니 즐거운 마음으로 그 문을 통과 하리라고...

헌데 이게 웬일??!!
비행기 티켓안에 있어야할 여권이 없질 않는가!!??
혹여 분실할세라 친구집 장농속에 꼭꼭 모셔놓고 다녔더랬는데
그냥 함께 묶어 두었기에 집어든다는 게 여권을 떨러뜨린게다
그 순간부터 비상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생각 저생각 여유도없이 그래 총알택시!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친구는 뛰었고
핸드폰 붙잡고 어디만큼 갔냐~~~ 어디만큼 왔냐하며~~~
방방거렸다
가까스레 여권이 와서
맨 마지막 승객으로 출국수속을 하고
이별을 하는둥 마는둥 내 정신이 아니었다
행복의문을 들어선 그때서부터는
나혼자서 주렁주렁 선물보따리 메고 들고
땀을 비오듯 쏟으며 장사익의 노래에 나오는
삼식이 엄마가 돼버렸다.
친구가 비행기 16편을 보며 무심코 뱉은 말 Gate16 인가?
했기에 확인할 겨를 없이 16으로가니
오른쪽 맨끝 19번으로 가란다.
그때 마침 방송에선 샌프란시스코 경유해서 덴버 갈 승객은
게이트19번으로 빨리 오라고 했기에
정신없이 숨이 턱에 달아 가보니
그곳은 KAL기 였다.
내가 탈 싱가폴에어라인은 반대쪽 맨끝 11번이란다.

끝도 보이지 않는 Gate11은 다리가 후들거려 갈 수가 없었다.
누가 좀 데려다 줬으면... 장애자차 라도 지나가지 않을까??
배낭에 달은 장미꽃다발은 떨어졌지 시간은 없지
똥오줌까지 마려운 삼식이 모친 꼴이 돼버린 나는
그래도 오직 내 갈길 을 향해 돌진할밖에...
그때 내 머리속에는 사정없이 몰아 때리는
삼식이 노래에 나오는 북장단만 들려왔다.
여권을 챙기지 못한 나의 무신경이 갖어다 준
벌칙 같은 거 였다.

비행기 앉는 순간 땀을 닦을 겨를도 없이
그냥 허탈하기만 했다.
이것 못 타면 다음에 가면 될게 아닌가!
사실 시간도 30분 정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난 조급하기만 했다
3주동안 외로움에 굶주린 듯 추억 사냥에 정신 못 차리고
동서남북을 헤매고 다닌 날들이 꿈처럼 느껴졌다.

친구들과 친척과 가족들과 함께 내 나라 내땅에서
숨쉬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이방나라에서 발붙이고 살아 보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감도는
쓸쓸함을 짐작 이라도 할련지.....
적어도 쓸쓸함이란 말은
모든 걸 품어안고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겐
어울리지 않을것임을 비행기 안에서 절감했었다.


감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