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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도 대접받게 해야받죠!!!


BY 심심해 2000-07-17

벌써 어머님모시고 밥한끼 먹자고 약속해놓고 번번이 헛탕친지 한달이 넘었습니다.
울 어머님 일 안나가신다고 약속해놓고 아침에 일어나 전화해보니 또 나가셨더라구요. 인천쪽에 계신다고 하길래 인천시누이집으로 무조건 오시라고 했습니다. 울 어머님 만나기는 대통령 만나기보다 더 힘들답니다. 벌써 한달째 뵙지를 못했죠! 집은 10분 거리에 있는데.... 이삼일전에 미리 찾아뵙겠다고 말씀을 드려도 가보면 문이 잠겨있어 번번이 헛탕만 쳤답니다. 누가보면 분가해 살면서 찾아오지도 않는다고 욕할겁니다. 남의 사정도 모르고...

간다고 미리 약속까정해도 나가버리는거 서운하다면 무지 서운한 일이지만 원래 집에 못계시는 성격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도 며느리된 입장에서는 봐야할 사람 못보면 왠지 계속 신경이 쓰여서... 한번 보고와야 며칠은 맘편히 지내니까요.

핸드퐁때려서 큰형님집으로 4시까정 무조건 오시라고 했습니다.
5시쯤 오셨더군요. 복날에도 함께 식사도 못해서 모두 모시고 저녁이나 대접할 생각으로요.... 집에 일찍 귀가하시는 분이면 제가 가서 저녁이라도 준비해 놓겠지만 울 어머님은 보통 밤 12시에 들어오시거든요. 평일에는 전혀 뵐수가 없지요.

울 어머님 그냥 고기사다 집에서 먹지 나가서 사먹는다고 한소리 물론 하셨지요. 울 어머님 모시고 밖에 나가 식사대접 한건 제가 결혼한지 4년이 지났는데 처음이었답니다.

그럼에도 울 어머님 나가서 먹는다면 질색팔색이시더군요.
참 사드리면서도 욕먹으며 사드렸습니다.
형님도 직장에 다니시니 집에서 먹기 귀찮아 하시고 해서 모두가 우겨서 결국 형님 집근처로 갔습니다. 차타고 좀 괜찮은 곳으로 모시려고 했는데.... 집근처 식당에 가서 버섯전골과 아구찜시켜 먹었습니다.

근데 울 어머님 그거 하나도 안드시고 밥 물에말아 드시더군요.

참 사주는 사람 정말 화나게 하시는 성격이더군요. 저의끼리 외식하거나 놀러가거나 하면 전 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어머님이 그런데 함께 가자고 해서 순순히 가시는 분이면 함께 모시고 가고픈데 뭘 사줘도 가면서 오면서 계속 궁시렁거리시고 먹으면서도 무슨 못먹는거 억지로 먹게하는것 처럼 오만인상 다 쓰시며 먹습니다.

기껏 음식 앞에두고 물에말아 반찬도 안드시고 밥만 드시니 사주면서도 저의 맘이 불편하더군요.
항상 그러시니 어디 모시고 가고픈 생각이 가십니다.
순순히 자식들 의견에 따르는 적이 없으니.... 몇년전 울 형님(시누이)네랑 함께 휴가가며 어머님모시고 갔었는데 울 형님 절대 앞으로는 어머님하고 같이 안간다고 어머님께 한소리 하시더군요. 포항까지 12시간동안 가면서 휴게실만 들어서면 그때부터 계속 잔소리셨거든요. 물마시면되지 무슨 음료수냐 밥은 아깝게 왜 사먹냐.... 가서 친적집가서 달라고하면되지... 밤 12시에 도착했는데 그 시간에 무슨 친척한테 밥달라고 하겠습니까?
암튼 운전하는사람 피곤한거며 친척한테 폐끼치는거며 그런거 전혀 맘에 안두시는 분이시랍니다. 어머님뜻이 곧 왕의 뜻인분이거든요.

딸이야 어머님께 큰소리라도 치며 우기지만 며느리가 그럴수도 없고.... 돈만 쓰고 괜히 썼다는 생각만 드네요.

울 어머님 밥먹으면서도 너네는 왜 또하나 안낳으냐면서 닥달하시더군요. 아들쌍둥이만 낳으면 유모까정 붙여줄테니 그러면 좋겠다면서.... 또 딸낳으면 구박받을까봐 겁나서 못낳겠다고 하니 울형님 "엄마 구박 안할거지?" 하며 물어도 절대 그렇다는 답 안하시더군요. 자기 아는분은 자식을 9이나 낳았다는 답답한 소리만 하시고....(울 어머님 이제 50대초반인데.... 사고방식은 80대시거든요)

요즘세상에 누가 그렇게 낳냐며 셋만 낳아도 많다고 그건 어머님의 어머니 세대나 그렇다고 남편이 얘기해도 애는 무조건 많이 낳아야한다고 우기시더군요.

당신 자식 다섯낳아도 하나도 많지 않다구요. 9이나 낳으면 명절때 얼마나 많이 모이고 좋겠냐며.... 누구 등골휘어질 일 있나요? 명절에 손가락 하나 까딱안하시고 저 혼자 등골휘게 일하는데....

울 남편은 자동차야외극장 간다고 제가 좀 여유두고 일어나자고 했건만 30분이면 간다고 큰소리치더니 초행길이라 길도 못찾아 인천을 몇번이나 돌고 돌았는지.... 1시간 30분을 헤맸으면 아시겠죠?

아내말들어 손해본적 없으면서 죽어라 말 안듣네요.
아는길이라고 큰소리치더니 그렇게 헤매어 힘들게 힘들게 찾아갔죠! 도착도 하기전에 벌써 기분이 상했답니다.

근데 울딸이 협조를 안하더라구요. 밤이라 모기는 왜그리 많은지 울남편 다리 벅벅긁고 저도 팔 벅벅긁고 뒷자리에서 잠든 울딸도 계속 긁더군요. 아무래도 잠자리가 불편하니 몇분 못자 울고 또 잠들어 금새 울고.... 밖에서 보자고 해서 우는딸 안고 나왔는데 배고픈지 우유를 계속 찾는데 무슨 매점에 우유가 없지 뭐예요. 그 근처에 가게가 있는것도 아니고.... 애는 배고파 계속 울고 졸린데 못자니 또 울고....

이건 영화가 하나도 눈에 안들어오더군요.
거기다 울딸 목소리가 장난이 아닌지라 그 사람들 영화보는데서 어찌나 자지러지게 울던지 제가 중간에 가자고 했습니다.
조금만 더 보자며 우는애 안고 달래던 남편에게도 화가났습니다.
애가 배고파 우는데 영화가 우선이냐구요. 이렇게 우는데 영화가 눈에 들어가냐며 남편에게 화를 내었죠.

정말 울 딸 어제 너무 미웠습니다.
울딸에게 화가나서 남편도 저도 식식대고... 차돌려 집으로 향하는길에 울 딸 궁둥이 무지 맞았습니다.

집에와서 울 남편 그냥 새로운거 하나 개척했다는 맘으로 위로하자구 하더군요. 그나마 자동차극장이었으니 망정이지 진짜 극장이었으면 큰일날뻔 했다면서.... 담에는 준비 철저히 해서 다시 가자구요... 전 다시갈 맘 추어도 없답니다.

지금 울딸 혼자 비디오보며 계속 떠들고 놀고 있답니다.
근데 아직도 미운맘이 안가셔서 웃으며 노는 모습도 밉네요.
한번 수틀리면 아무리 달래도 혼내도 소용이 없으니...
울 남편 어디 아동심리상담소에 상담이라도 해보라더군요.
자기도 저럴때 무조건 달래야하는지 한번 크게 혼내야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말 저의 힘으로는 감당이 안됩니다. 한번 뗑깡부리기 시작하면 전 안을수도 없으니.... 매도 엄청 맞았습니다. 하지만 매도 소용없고.... 좀 크면 나아질까요...

암튼 오늘 하루남은 연휴 뭘하며 지낼까요. 아직 남편은 늦잠을 자고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