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인가 그사람의 눈길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어울리며 지냈는데 그는 어느날 술이 취해 농담처럼 내게 말했다. 남편과 그의 아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자기와 결혼해야했다고...
그사람에 대해 평소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던 나는 황당하고 민망스러워 못 들은척 넘겨버렸다.
그일이 있은후 난 그들과의 어울림을 피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이 자꾸 함께가자고 하니 안 갈수도 없었다.
그 뒤로는 그렇게 까지 심한 농담은 없었지만 어울리는 자리에서 남편보다 더 섬세하게 날 배려하는 그의 태도가 나를 혼란스럽게한다.
그는 분명 성실하고 사리분별이 명명한 사람이니 더 이상
아무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은 남편이나 그의 아내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아서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