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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엄청 화났어요


BY 속상한 엄마 2000-07-24

우리 아이 2박3일동안 캠프갔다 돌아 왔어요
학원에서 가는거라 그냥 믿고 보냈는데,
엊그제 경기도에 비 엄청 왔잖아요
도착한 다음날 민박집 마루 까지 물이차서 애들(초등생)이 종일
물걷어 냈데요
오후에 물이 좀 빠지고 나서 개울인지 강인지 애는 분간을 못하는데 거기서 수영을 했데요
애 말로는 물살이 세서 쓰고 있던 물안경이 어찌된건지 훌렁 벗겨졌다하고 어떤 애들은 신발도 떠내려가서 어디서 구한 어른 슬리퍼를 끌고 왔어요
보물찾기도 못하고 캠프파이어도 못했다고 애는 투덜 거리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살아 돌아 온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우리애 말을 믿지 않고,
물살은 좀 약해져서 수영은 할만 했다고 해도 비온 다음 그 흙탕물이 금방 가라 앉진 않았을 텐데 거기서 수영을 시키다니 !
또 오는 비야 하늘의 뜻이라고 할수 있지만
저녁에 씻기다 보니 세상에!
애 온몸이 모기에 물리고 긁혀서 회를 쳐놨네요
심지어 엉덩이, 발바닥까지 물려서 수십 군데에요
옆에서 재우며 긁으면 계속 약발라주고 씨름을하다 나도 이제 눈 붙일래다가 하도 속상해서 뺐던 렌즈 도로 끼고 글올리는 거에요
해마다 각 단체들에서 하는 캠프는 몇군데 보내 봤지만 이렇게 애들 목숨 내놓고 가는 캠프는 처음 봤어요
개인 학원들에서 가는 캠프는 다시는 안 보낼겁니다
난 그래도 사십여년 살면서 이거저거 타박 하지 않는 무던한 사람인데
이번 경우는 너무 원장과 보조 선생이 아이들 관리를 소홀히 한거 같은 생각이 들어요
내일 아침 학원에 항의 전화 많이 올것 같아요
애들 가지고 이럴땐 한마디 하는 것도 괜찮겠죠?
그리고 벌에 쏘이고 모기 물려서 벌겋게 붓고 많이 가려운데
바르는 약 좀 가르쳐 주세요 며칠 갈것 같은데..
우선 오이 저며서 부운데 올려 놨어요
늦은밤 좋은 꿈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