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남편 얼굴을 보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평일엔 귀가 시간이 거의 11시가 넘기때문에 얼굴을 보며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는 일은 거의 없었지요.
우리는 동갑나기이며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물론 이성으로서 느낀 것은 훨씬 후의 일이지만...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낸 우리기에 결혼생활을 쉽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난 오늘 나의 삼년의 결혼생활을 되돌아 보며 참 허무해집니다.
삼년 동안의 난? 변한건 15키로 정도의 늘어난 몸무게에 준욱든 내 초라해진 모습뿐..
남편 또한 자기관리에 소홀한 내 모습이 싫다고 하더라고요. 출근할때도 외출할때도 화장하지 않는 내 게으른 모습이 싫다는 군요.
이런 것이 나의 삼년 결혼 생활의 모습이라니 마음이 아픔니다.
임신이나 출산을 경험하지 않고도 참 많이 망가진 모습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런 일에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나의 아줌마로서의 뻔뻔함이라나...
내 남편을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주 어렵게 얘기한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이해하려 합니다.
하지만 내 자신이 참 초라합니다.
요즘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웠지요.
아이를 가져야한다는 부담. 뭔가 경제적으로나 나 자신을 능력있는 모습으로 키우지 못했다는 후회...
이쯤에서 그럼 난 정말 뭘 원하는지 생각해 보지만 정말 내가 뭘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확고한 능력을 갖추고 싶은 욕심에 공부를 전공이 아닌 다른 쪽으로 학교를 다시 가볼까?
참 생각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내 적성에 무엇이 맞는 건지...
이젠 돈보다는 평생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일 해 보고 싶은데...
차라리 누군가가 길을 정해 준다면 노예 근성이 강한 나이기에 잘 할수도 있을 것 같고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