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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필요한 것 같아요.


BY 해피 2000-08-09

전 좀 더 일찍 신앙을 갖었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어느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는 말씀 드리지 않으려 해요. 아래 글들을 보니까 그러는게 나을것 같군요.

전 제 자신과 제자신의 판단을 믿고 종교같은건 돌아보지도 않고 살아왔습니다. 한마디로 무서운게 없었던 거죠. 제 판단이 옳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에 따라 행동 했죠. 하지만 이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없고 한순간 실수하지 않는 인간이 없기 때문에 저역시 지금 생각하면 후회할 짓을 많이 저질럿습니다.
전 그 시기가 20대 중반이었고 그 실수란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뭐라는 사람은 없어도 제 마음 한 구석에 깊은 회한으로 자리잡더군요. 그럴때마다 전 생각해요. 좀더 일찍 종교를 알게 되었더라면 그런 행동들을 하지 않았을 텐데.. 하구요.

불교든 기독교든 천주교든 아님 다른 신앙이든 간에 종교는 보잘것없는 우리 인간의 존재를 깨닫게 하고 결함 투성이의 우리모습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게 합니다. 한마디로 무서운 것이 생기는거죠. 저 그전엔 사실 무서운것이 없었거든요. 부모는 몰래 눈만 속이면 되고 사람들 몰래 양심에 어긋나는 짓 하는것 또한 어려운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신앙이 생긴 이후로는 내가 저지른 나쁜 행동들이 인간의 눈을 속일수는 있어도 나 자신과 신을 속일수는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이렇게 말하면 어떤 분은 그러실지 몰라요.
" 난 신 따위 없어도 나 자신을 완전하게 제어할 수 있어."
라구요. 저 역시 예전에 그런 생각을 가졌으니 이해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치관이 확실히 선 분들도 인간이기에 어쩔수 없이 실수하고 오판합니다. 물론 종교를 갖게 되어도 그런 일들의 연속이지요. 하지만 다른것이 한가지 있어요. 다른 사람보다 좀더 일찍 그 잘못을 깨닫게 되고 참회하게 되더군요. 따라서 바로잡을 기회도 더 늘어나요.
종교 얘기가 나오면 꼭 주위의 비리신앙인이나 썩은 종교 지도자들 얘기가 나옵니다. 어느 큰 교회는 목사직을 아들에게 세습한다고 하고 강남의 어느 큰 절은 새로 온 승려들을 자신들의 비리가 밝혀질까봐 왕따시켜서 못버티고 나가게 한답니다.
저역시 그런 얘길 들으면 사람들과 같이 욕합니다. 하지만 그이들이 저의 신앙생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진 않습니다. 왜냐면 그들은 그런 잘못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인간임을 인정하니까요. 종교가 있으면서도 남들보다 더 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욕할때면 전 생각해요. 그들은 그 전에는 아마도 지금보다 더 악했을 거라구요.
어줍잖은 글로 제 생각을 얘기하려니 참 답답합니다. 어쨋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종교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욕하고 비난하기전에 비종교인인 나자신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구요.
일부의 몰지각한 종교인들을 욕하시더라도 그 종교 자체를 욕하진 말아주세요. 남모르게 선행하고 종교를 통해 큰 위안받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거든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갑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