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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부활하다


BY 슬픈 허준 2000-08-13

심의 허준이 앓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의 염원으로 4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2000년 8월 대한민국 서울에 부활했다.

물론 현대의학의 정수를 담은 채로.

허준은 의사들이 아픈 환자들을 외면하고 진료를

거부한다는 말에 자신의 후배들을 꾸짖으며 직접 환자들을

보기로 하고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취직하여 의업에

충실하기로 하였다.

이날 심의 허준은 엄청난 능력으로 100명의 응급환자를

보았으며 환자와 가족들의 칭송이 자자하였다.

허준의 능력은 하늘을 날아 초진으로 90퍼센트의 정확한

진단을 하여 소위 명의라는 이들의 30퍼센트 안팎의

진단율을 무안케 하고, CT, MRI 등의 검사로 정확한

뇌출혈, 장출혈 부위를 확인하였다.

그런데 그외 10퍼센트의 환자에게 시행한 검사는 꽝이

나왔으며 보험과에서는 부당청구로 돈을 못 받게 되었다고

한다.

허준은 "환자를 살리는데 돈 몇푼이 무슨 소용이 있냐"며

자신의 봉급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실로 환자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하늘을 감동시키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런데 보험공단에서는 필요없는 검사를 남용하는

부도덕한 의사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었다.

하지만 허준은 굴하지 않고 성의를 다하는 것만이 환자를

생각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나머지 환자들의 수술을

집도하였다.

심의 허준의 열의와 현대의학의 만남은 과연 놀라운

것이었다.

다른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으면 틀림없이 죽었을 환자가

모두 살아난 것이었다. 역시 대단한 칭송을 받았으나...

며칠뒤 보험공단에서는 필요없는 비싼 약품을 썼으니 역시

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이므로 역시 부도덕하고 자기의

수입만 생각하는 사기꾼 돌팔이라는 것이었다.

허준이 생각하기에 필요없는 비싼 약품이란 복막염이 있는

환자에게 내장이 서로 들러붙지 않도록하는 약을 쓴

것인데, 그 약을 안쓰면 나중에 환자가 내장마비로 장을

모두 들어내야 될지도 모르는 꼭 필요한 약인데...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는 허준이

사기꾼이라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하였고 허준이라는

고유명사는 곧 파렴치범이고 환자의 위태로운 생명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부도덕하고 나쁜 놈이라는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이상은 허준이 사기꾼이 된 사연이다.

허준은 아마도 2000년대에 진료를 하는 이상 평생 사기꾼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발 의사들을 부도덕하다고 비난하지 말아주십시오.

현재의 시스템이면 의사는 평생동안 도둑놈에 사기꾼일 수

밖에 없습니다.

부도덕을 강조할수록 의사들은 평생동안 들을 욕을 먼저

떠올리고 차라리 이번에 욕을 더 먹더라도 평생동안

욕 안먹고 양심적으로 환자를 보고 싶은 것입니다.


양심적인 진료를 하고 욕도 먹고 싶지 않은 의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