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입니다)
피눈물을 닦고 이제는 나서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 모병원에서 내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주용선 입니다
저의 참담한 심정 이나마 여러분들게 용기가 되었으면 하면서 이 글을 올립니다
8.12일 오전에 입원환자와 응급환자의 처치를 마치고 나는 전주 종합경기장으로 향했다
예전에 열린 3회의 집회 때 처럼 경기장에서 모인 후 버스로 단체 상경하기 위해서다
경기장에 내렸을 때 나는 반가운 동료들 얼굴 대신에 살벌한 전경들만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직감으로 원천봉쇄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이것은 뭔가 착오 일 것이야…우리가 지금 21세기 그것도 자유민주주의에 살고 있는데 평화적 집회가 이렇게 짓밟힐 수 없어..아마 다른 불법집회가 여기서 열린 것일까?
하지만 이런 상황이 광주 부산 대구 에서도 마찬가지 임을 알았다.
나는 망설여졌다
집으로 발길을 다시 돌려야 하나..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아이들이 하는 말이 귀에 생생하다. 아빠 우리 휴가 언제 출발해 오늘 출발하기로 했는데….. 응 …….아빠는 오늘 서울 다녀와야 해, 서울 가서 이땅에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잘못된 의약분업에 대한 토론회와 집회가 있거든……여보, 당신 오늘……
나의 발길은 이미 터미날로 향하고 있었다.
고속버스에 몸을 싫었다
가슴에서는 뜨거운 덩어리가 올라오고 있었고 눈에는 뜨거운 액체가 흐른다..
경기장에서 무장한 전경들을 본 순간 5.18이 불현듯 생각났다
나는 5.18때 광주에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고 당시 상황이 아직도 생생하다
5.18을 겪고 난 후 요즈음 이땅의 의사의 한 사람 으로써 느끼는 심정은 두 번 씻을 수 없는 크나 큰 가슴에 상처를 받았다
5.18 후로 나는 언론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언론을 기피한다
당시 언론과 언론에 쇠뇌 된 타 지역 사람들은 광주 시민과 일부 민주화 인사들을(이들중 일부가 요즘은 현정부의 요직에 있기도 하지만) 폭도로 몰았고 심지어는 빨갱이로 몰았으니 말이다. 그 당시 어린 가슴은 멍이 들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나의 가슴은 다시 한번 멍이 들었다
한국의 의사는 돈만 밝히고 이익을 위해서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집단이기주의 이며 또한 국민건강을 위한 의약분업을 해야 하는데 의사가 수입이 줄 것 같으니 반대하니 의사를 타도해야 한다..등등 떠들어대는 언론과 맞장구 치는 시민의 탈을 쓴 단체들 그리고 검찰 세무서 군 합동으로 의사를 협박하는 정부…심지어는 살인마 라는 소리까지 나온다..아 아 이땅에 진짜 살인마가 그렇게도 많았는데 말 한마디 못하던 저들이….
주말이라 막바지 휴가를 떠나려는 차들로 고속도로는 꽉 찼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후회..그 때 내가 왜 의대를 갔던가..그 때 차라리 미국으로 가서 레지던트부터 다시 할걸…
분노..내가 왜 누구 때문에 이렇게 괴로와 해야 하나…나는 열심히 살았다 이제는 그 삶의 대가를 정당하게 받고 싶다..
절망..이제는 희망이 없다 절망이다..
의사들은 주장한다
현재의 의약분업 이라면 의약분업을 하는 원래의 취지를 못 살린다고
약물 오 남용은 약사들의 임의조제(끼워팔기) 대체조제(바꿔치기) 이 계속된 한 오남용은 여전 할 것이고, 의약분업에 불편을 느낀 국민들은 웬만하면 바로 약국으로 가서 한약과 의사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약 적당히 섞어서 그때 그때를 때울 것이고..동네 의원은 환자가 없으니 다 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약사가 의사노릇 할 것이고, 그럼 의사는 무엇 때문에 10년 이상을 공부하고 의사가 되느냐, …약사는 의료인도 아니고 진료 할 수 있는 의학 지식도 있는 것이 아니니 진료의 주체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반문하면 그래 의사들 그동안 배불리 먹고 살았는데 아직도 잇속 챙기려 하는구나 하고 언론에서 시민단체가 매도한다…
5.18때도 그랬다..
현재의 의약분업의 결과가 불보듯 뻔한데 어떻게 의사들이 수용할 수 있겠는가..
환자 없는 의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자살행위나 다름 없는 폐업까지 불사 하겠는가..하지만 말한다 환자 생명을 볼모로 밥그릇 그만 챙기라고..하지만 의료 전문가 집단의 의견들이 이렇게도 철저히 무시되고 또 매도 되는데 자살이라도 하고픈 의사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달라는 마지막 발악 인 것을…
지금의 의약분업은 복지부 산하 일부 약사 관료들 그리고 이들을 이용한 약사 단체들의 끈질긴 로비 그리고 의약분업을 이용해서 한 몫 챙기려는 일부 파렴치 집단들에 휘둘린 정부 그리고 시민의 탈을 쓴 일부 단체들이 합작해서 만들어 놓은 졸작이다..
의사들이 이들이 내 놓은 잘못된 처방으로 인해서 병들어 죽어간다 ,,환자여러분 우리가 그동안 여러분을 치료 해 주었으니 이제는 여러분이 우리를 좀 도와 주시오 그것은 꼭 의사들만 위한 것이 아니고 결국은 환자 그리고 국민 전체를 위한 길이요…
하지만 공허한 메아리 일 따름이다..
그래서 내 가슴은 멍이 들었다
5.18과 너무나 흡사하다, 오히려 철저히 매도되었고 동정하는 이 별로 없다
오늘 비록 집회장소가 원천 봉쇄 되어서 한 사람도 없더라도 나는 소리라도 실컷 치고 올 것이다 들어주는 이 없어도 목이 쉬도록…
강남 고속버스 터미날에 내렸다
주말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중대인가 연대인가 일단 나는 지하철에 몸을 싫었다
연대집회에 관한 글은 계속 됩니다
5시쯤 연대 앞에 도착했다
역시나 정문은 전경들로 철저히 봉쇄되었고 연세대 학생증 있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었다
학교 안에서는 미리 온 후 자리를 잡은 것 같은 의사선생님 그리고 학생들의 구호가 간간히 들렸다
교문 주위에 그리고 인도에는 많은 사람이 이미 와있었다
나는 안도했다 그래도 이정도의 사람이라도 왔구나.
하지만 인파는 계속 몰려들었다
간간히 오랜만에 후배 선배 이들은 개업의 전공의 그리고 교수님도 왔다 눈물 나도록 반가왔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이 전경을 한발 앞에 두고 8월의 뜨거운 태양에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았다
삼삼오오 사람들이 계속 동참했다
간간히 실랭이가 벌어졌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맞아요 현정부가 국민의 정부 맞아요..
현 대통령이 인권 대통령 맞나요..노벨 평화상은.허허 개도 웃겠다..
헌법에도 보장된 집회 결사의 자유를 막는 이유가 뭐요..당신네들이 교문을 막는 이유가 뭐요…원로 선생님의 말이다
나는 맨 앞에 주저 앉았다
간간히 자발적으로 구호도 외쳤다
완전 의약 분업 이록하자
약사법 개정하라
구속자를 석방하라
의사탄압 중지하라
임의조제 근절하라
대체조제 허용하는 약사법을 개정하라
의료제정 보조하라..
등등…
6시쯤 사람들은 점점 불어갔고 신촌 앞 인도에는 인파로 가득 찼다
학교 안에서는 많은 군중들의 구호와 노래가 이어졌다
도중에 담을 넘어서 교내로 진입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제는 학교 앞 도로가 거의 만원이다
한 청년이 일어서서 소리친다
자기는 인문대 학생이고 오늘 연대에서 인권에 관한 세미나가 있어서 왔는데 오늘 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인권을 논한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하지만 자기는 의사폐업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반대이란다..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가 이렇게 집회를 봉쇄당할 이유가 없다 우리 안으로 진입하자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우리는 일어났고 우리는 방패를 향해서 밀었고 뒤에서 역시 밀고왔다
나의 가슴은 방패에 압박 당해 숨이 막혔다
이러다가 질식해 죽는구나
방패와 곤봉으로 의사들을 내리쳤다
나는 차라리 눈을 감았다
5.18이 또 생각났다
방패에 눈이 찢겨서 봉사가 되었고, 곤봉으로 머리를 맞아서 정신병자가 되었다
도중에 넘어지고 찢겨지고 얻어터지고 여선생도 맞았다..
아 아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는데..
나는 눈이 찢겨서 피눈물이 나면 피눈물을 닦지 않으련다
그리고 그대로 달려가서 보여주고 만천하에 보여주련다
이것이 오늘날의 이땅의 자유요 인권이고 공권력의 실상 이다라고..
헌법에 보장된 평화적 집회 결사의 권리를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공권력이라는 미명하에 무참히 짓밟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눈을 떴다
8월의 햇빛은 너무나 눈부셨다
학교 안에 들어와서 쓰러져 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눈에 흐르는 액체를 반사적으로 손으로 쓸어 보았다
피는 아니었다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학교로 진입했다
밖에서는 부상자가 신음하고 비폭력을 외치는 구호가 들렸다.
나는 맥을 놓고 앉아서 흐느꼈다..하지만 이제는 눈물도 말랐다..
학교 안은 밖에서 생각 한 것보다 더 사람들이 많았다
1만 여명이 넘은 것 같았다 주로 학생 그리고 전공의 인 것 같았다
구호와 노래는 계속 되었다
오후 8시쯤 집회가 시작 되었다
김재정 위원장의 사모님의 찬조 연설이 있었다
죄수번호 3번 그리고 공안사범 이고 1평 감방에 수감되어 있단다
하지만 올바른 의약분업이 되면 본인은 1년 아니라 2년도 감방에서 있을 각오가 되어 있고 또한 전공의 학생들을 많이 걱정 하신단다..
나는 가슴에서 뜨거운 덩어리가 올라왔고 또 마른 눈물이지만 다시 한번…
그리고 2만 의대생의 자퇴식이 있었다
이들은 자퇴가 쇼가 아니었고 의지가 결연했다..정말로 올바른 사태해결 없이는 절대로 강의실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선배의 한 사람으로써 이들을 차다 찬 현실의 거리로 내모는 것 같아서 가슴 아플 따름 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개업의 전공의 등등의 연설이 이어졌다
한결같이 올바른 의료개혁을 해야 하고 정부는 독선적인 행태를 중지하고 의료 개혁의 주체로써 의사들이 참여 해야 하고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의약 분업 안 은 약사들을 의료인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약물의 오남용을 부추기고 일차진료의 파수꾼인 동네의원을 몰락시킨다는 목소리다
그래서 임의조제 대체조제 허용하는 약사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목이 터져라 절규했다
공허한 메아리라도 좋다 우리들만의 잔치라도 좋다…
언론은 필시 왜곡 축소보도 할 것이고 아마 소수의 의사가 연대에서 시위했다 라는 정도로 보도할 것이다 …현 정부의 불법적인 집회탄압은 언급도 없을 것이고 집회에서 다친 의사들에게는 관심도 없을 것이다…
밤 11시가 되어도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아니 담을 넘고 산을 넘어온 사람으로 인파는 더욱 불어났다…
미쳐 합류하지 못한 의사들과 학생들은 신촌 앞 기찻길 그리고 인도에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그래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
이제는 피눈물을 닦고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환자와 일반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7만이 70만이 되고 70만은 7천만이 된다…
나는 내일부터 소리통이 될 것이다
이땅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잘못된 의약분업을 올바르게 바로잡지 않으면 장차 우리국민 및 그리고 후손들이 겪어야 할 폐혜를 알릴 것이다
그리고 관계자를 응징해야 한다라고…..
11시 넘어서 집회가 해산되었다
다행이 평화적으로 끝났다
나는 독립문 어는 허름한 술집에서 후배들이랑 밤새 소주잔을 기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