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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하세요


BY 수빈이 2000-08-15








[늘 가까이에서]

어디서
돌아온 지 몰라
더욱 아끼고픈 바람처럼
예측 없이 실비 젖어 묻어 온
늘 망설임에 애처론 사람이여

가슴이 헐어
온 바다를 뒤 엎더니
하염없이 흐느끼는 설움이
침묵더미 눈빛 되어 파고 드는 걸

빈 술잔엔
어둠이 물빛 되어 넘치고
뜻도 모를 기타 소린
꽃 트림 향내 속으로 우릴 감추네

그대의 아픔 따라
내 고통 따라 일고
미움도 사랑도 철부지
따뜻한 둥지가 이처럼 포근할까

갖고픈 욕망보다
주고픈 것이 전부이구나

어디로
떠나간 지 몰라도
더욱 지켜 주고픈 추억처럼
예측 없이 실비 젖어 묻어 간
그리운 사람이여
고웁던 사람이여

바람만 보아도
눈물이 흐르는
저 산과 물 사이에서
사람들은 말 없이
뿌리만 내린 채
세월을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