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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입니다


BY 바다 2000-08-16







"바닷가에서"


하이얀 모래 위에
내 몸을 누이고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다 본다


모래 알 만큼이나
수많은 사연들


흘러가는 구름에
상상의 편지를 띄운다


파도에 쓸려 간
넓은 모래밭에 나가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그려본다


글씨를 써 본다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영원히 사랑해요"
"당신은 내 마음 알아?"


길다란 밧줄에 매여
출렁거리는
물결을 타고
임자 없이 떠 있는


조그만 고깃배는
인생사에 허덕이는
내 마음 같아라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상념에 젖으면
찰싹이는 파도 소리


귓전에 맴돌고
갈매기 구슬픈 노래
가슴을 두드린다



내 마음 바다위에
배 띄워 놓고


이런 일 저런 일
생각에 잠겨 본다
그리운 얼굴들을
그리어 본다


파도야
내 가슴 깊은 곳에
말못한 사연을
씻어 가 주렴
갈매기야


내가 불러야 할
슬픈 노래를
네가 대신 불러 주렴


저 멀리 수평선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곳


그 곳으로 떠나고 싶다
근심 걱정 전혀 없는
그곳으로 가고파라


사랑하는 사람과
모래성도 쌓고
소꼽장난도 하고
함께 노래도 부르고
그렇게 살고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