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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터넷 신문고를 두드리다가...


BY 속 터져 2000-08-17


장기화되고 있는 국민 건강 보험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힘써 달라는 글을 올리려고 청와대 사이트를 찾았다.

그런데 인터넷 신문고에 글을 올리려고 하니, 적어야할 인적 사항이 어찌 그리 많은지. 가명이 아닌 실명, 주소, 연락처.....

신문고에 인구조사할 일 있나? 공무원인 내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이 떨어질까 겁이 나서 글을 올리지 못하고 그냥 돌아 나왔다.

조금은 자신이 비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은근히 화가 치밀었다.

국민들을 위해 열어놓은 신문고라면, 익명이면 어떻고, 가명이면 어떤가?

사이버 공간에서도 그렇게 권위적이며 문턱이 높아야 하는가?
우리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는 아직도 멀었다는 한숨이 나왔다.

박태영이란 이사장 한 명 때문에 전 조합원이 두 달째 파업, 시위, 농성을 하고 있다. 남편의 직장 일이므로 자세히는 모른다.

하지만, 무노동 무임금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곳 인지라 거의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족의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판국에,
정부는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도 모른 척하는 건지...

답답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박태영은 실세라서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매스컴에서는 자본주의 논리에 입각하여 파업하는 노조원들을 싸잡아 매도하고 있어서 더욱 답답하다.

일부 조합원들은 정부가 이번 기회에 '노조원 길들이기', 혹은 '노조원 죽이기'작전을 쓰고 있다고 통탄하고 있다.

그 한사람 때문에 길고 긴 파업을 강행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원들은 얼마나 답답할 것이며, 그 사람들의 가족들은 또 얼마나 가슴 졸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 아는가?

이런 나라에서 숨을 쉬며, 2세를 교육시키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