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논리로 풀어야 할 의료대란>
- 2000.8.14 일자 평화방송 경제광장에서 방송됨
우리는 의사들을 욕하기에 앞서 이들이 어째서 개업하든 안 하든 마찬가지라고 자포자기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 문제를 풀 줄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는데 있어서는 자기 자신을 고객을 상대하는
자영업자의 지위에 놓고 보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을 모두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사람이나. 미장원, 이발소를 운영하는 서비스 종사자들, 또는 빵을 만들어 파는 제과점 주인 등 하여간 손님을 직접 대해야 하는 자영업자라고 한번 가정해 보십시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나서서 내 구멍가게에 어떤 물건들에 대해 얼마씩을 받아야 하는지 일일이 간섭하고, 고객들에게 직접 물건을 팔지 못하게 하고 정부가 고객들을받아 고객이 물건 구입 사실을 일일이 확인한 다음에 관련 대금을 지불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대금이란 것이 내가 제공한 일용품이나 내각 제공한 이발 서비스, 또는 내가 제공한 빵의 품질은 전혀 생각지 않고 그저 몇 개냐는 것만 따져 내 준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우리는 누구나 지금은 고통스러워도 미래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
망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미래를 좋게 하기 위해 구멍가게 종사자들은 어떻게든 저렴한 값에 더 좋은 물건을 갖다놓고, 미용사는 동네에서 제일가는 실력자라는 말을 들어 되도록 이면 더 많은 돈을 받고, 손님들 머리를 가다듬기를 바라며, 저 집 빵이 제일 맛있고 정결하다는 세평을 들어 더좋은 값에 자기 물건을 팔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어떻습니까? 아무리 제 자신 갈고 닦고,
또 성심성의껏 의술을 베풀어 명의가 되어도 이제 막 학교를 갓 졸업한 애숭이 의사나, 또는 사고 많이 친 망나니 의사나 의료행위에 대한 보수가 다 똑같습니다. 아마도 자기 자식이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그보다 못한 아이들이 우대 받고 더 선호되는 대학교에 진학한다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것입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그런 사태가 지금 3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데도 그 어느 누구도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자신의 능력과 연륜이 쌓여 그것이 합리적으로 보상되지 않는 세상에서 누가 의욕을 갖고 일하겠습니까?
이번 의료대란의 책임은 의사들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언뜻 보아 의사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것 같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제공자는 정부입니다. 저는 이 시간을 통해 싱가폴의 모범적인 의료제도를 여러 차례 소개 말씀 드렸습니다만 싱가폴은 각 개개인이 의무적으로 소득의 일정 부분을 의료비로 저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는 정부가 보조금을 주어 의료비 저축계좌를 갖게 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이돈으로 스스로 자기에게 합당한 의사에게 제 자신 준비가 부가 진료와 치료를 받습니다.
그리고 돈이 많이 드는 것은 보험으로 해결합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어떻습니까? 몇 천원짜리는 의료보험이랍시고 반값 정도로 싸게 해 주면서 정작 큰 돈 들어가는 의료비는 거의 대부분이 자기 부담 아닙니까? 이를 두고 도대체 무슨 의료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단말입니까? 게다가 의약분업의 실행 과정도 그렇습니다. 제 자신 준비가 부
족했다는 것을 정부측도 인정하면서 어째서 그 문제 많은 의약분업을 되물리거나 연기하지 않는 것입니까? 지금 동네 소형약국들은 대거 의약분업의 취지를 어기고 예전처럼 약을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할 준비도, 할 마음도 안 되는 것을 어째서 정부는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여 그 수많은 국민들을 위기에 몰아넣는단 말입니까? 어째서 일부 지역에서 실험 실시를 해 보고 하지 않고 온 국민을 대상으로 무모한 실험을 한단 말입니까?
도대체 저로서는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하라면 하는 것이지 무슨 잔말이냐는 식 아닙니까? 그리고 의사들을 대거 교도소에 집어넣고서 대화를 한다니 이게 또 무슨 가증스런 위선이란 말입니까? 의료서비스를 저렴한 값으로, 우리가 지금 지불하고 있는 수준으로도 얼마든지 선진국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싱가폴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지못하는 까닭은 의료계인력과 돈을 계속 자신네들이 장악하고서 권한을 부리며 의료계의 합리화로 인해 타격받게 될 관료조직들의 이기주의 때문입니다.
이번 의료대란의 문제는 진실로 정부의 잘못입니다. 그리고 이 정부의 잘못을 그대로 용인해 준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권의 잘못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즉각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설익은 의약분업으로 국민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끼친 것에 대해 사죄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지난 30여년 간그 숱한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그 오랜 세월 묵묵히 제 역할을 충실히 해 온의료계 인사들에 대해 백 번 사죄할 일입니다. 우리가 떠받들어도 시원치않을 의료계 인사들을 탄압하는 독재주의적 처사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서 싱가폴 식의 진정으로 국민들과 환자를 위하는 선진 의료체계로시급히 제도를 개혁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 신동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