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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요...


BY 로사 2000-08-20









비가 계속 내린다


마냥 대기 상태


이런 기다림은 정말 피곤


음악이나 들을까요....


시도 감상 하면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다

햇볕은 싫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을 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

그 은사시나무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

한 점 나뭇잎으로 찍혀 있고 싶었습니다,

어서오세요,그대.

비 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무런 연락없이 갑자기 오실 땐

햇볕좋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제격이지요.

그대의 젖은 어깨,그대의 지친 마음을

기대게 해주는 은사시나무.비 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소리.

스쳐지나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려

차창 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그대처럼 더디게 오는 완행열차,

그 열차를 기다리는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