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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생일, 나는 이런 선물을 했다.


BY 자작나무 2000-08-21

남편 생일이 되었는데,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 고민했지만
별난 아이디어가 떠오르질 않았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가 다 사서 치장해 주는데
새삼스레 뭘 사서 선물이라 하기도 그렇고.....

근데, 마침 여기에 <난타>가 왔다.
난 평소에 보고싶던 거라 가야만 하는데
문제는 울 남편이다.

이 남자는 그저 쇼파 뭉개면서
스토리는 별로 없고 사람만 자꾸 죽어나가는
그런 비디오 보다 하루를 마감하는 유형인데
공연 같은거 갈려고 할런지........

어쨌든 표를 두장 예매했고
남편에겐 당신이 안가면 아들 데리고 갈거라고 잘라 말했더니
이 남자가 대뜸 아들 보낼 수는 없다며 척하니 나서는 거다.

우린 외식하고
(물론 내가 샀다. 남편 생일 이니까)
공연 감상을 했는데 오래만에 신나고 젊은 무대를 접해서 인지
난 물 만난 고기처럼 마구 뛰다 왔다.

남편도 재미있어 했고 좋은 생일 선물이라 여기는 거 같았다.
우린 함께 스트레스 확 풀었다.

글고,
남편에겐 월욜 직장 가거든 울 마누라 땜에 <난타> 봤다는
얘길 꼭 하라고 시켰다.
그래야 대외적으로도 괜찮은 마누라란 이미지를 갖게 되니까.
살다봄 그러 것도 필요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