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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름이 무서운 강원도에 산다.


BY 자작나무 2000-08-24

내가 사는 곳은 강원도, 그 중에서도 관광지로 이름있는 곳이다

여름이면 사람들이 한번 쯤은 피서지로 생각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여기 사람들은 친척,친구들로 부터 놀러가겠다는

주문을 많이 받는다.

사람 사는 집에 사람 오는 건 당연지사고 즐거운 일이다.

문제는 그게 너무 한꺼번에 겹치니 질리고 지겹다는 거다.

오는 사람은 일년에 한번씩 온다고 생각하지만 당하는 사람은

보통 일년에 대여섯팀씩 손님을 치뤄내야 한다.

시댁, 친정, 친구, 그외 곁에 달고 오는 사람들까지.....

그러다보니 경제적,시간적,심리적으로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일년에 한번 오는 추석도 겁난다는 주부들이 많은데 무더위 속에

연달아 손님 맞이한다고 생각해 보라.

내 친구네는 남편의 사촌가족이 해마다 서울서 내려오는데

강아지까지 데불고 와서 안방 차지하고는 3박 4일 하고 간다.

그 동안 자기들은 돈 한푼 안쓰고 대접만 받고 간다.

여기 사람들 여름이면 생활비를 카드로 막는 사람 많다.

난 사람이 사람 찾아 오는건 좋지만 나름대로의 염치는 있어야

하는게 소위 예의가 아닌가 한다.

맞이하는 사람이 점심을 내면 놀러온 사람들이 저녁을 사고

잠은 가까운 곳에 숙소를 마련해서 자기들끼리 편히 지내고

아침에 다시 만나 함께 다니면서 즐기고......

글고, 우리나라 휴가가 여름에 몰려 있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한번 씩은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 찾아오면

또 색다른 맛이있고 서로에게 덜 힘든 만남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조금씩 배려를 하면 모두에게 부담되지 않는 즐거운 여행

이 될텐데 자기들은 피서 오면서 여기 사람들 보곤 이 더운데

대접이나 하라면 어찌 짜증스럽지 않겠는가.

그리고 조금만 대접이 소홀해 보라.

그 즉시로 쌀쌀맞다, 건방지다,별소리가 다 나온다.

피서지에 산다는 이유로 정작 피서 한번 못가고 사람들에게

시달리기만 하는 울 동네 사람들.....

그저 안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