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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별 2000-08-24

소위 우리가 선진국이라고하는 나라에서 몸이 아파 병원에 가본 한국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들이 있다. 똑같은 증세로 병원을 찾아도 약처방을 하는 의사의 태도가 한국과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흔한 감기에도 묵직한 약봉지를 처방하는 한국의사(모든 한국의사가 그렇다는 건 절대 아니다.)에 비해 거의 처방을 안하는 것처럼 느껴져 처음엔 당황스럽기까지하다. 더구나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아 헤맬땐 화가 치밀어오르기도한다.

나역시 그랬다. 한국에서 아플 때마다 엄청난 약들을 먹고 지내온 나는 아픈 딸에게 한국처럼 묵직한 약봉지를 처방하지 않는 외국인 의사에게 왜 주사같은 거라도 놓지 않느냐고 물었다가 그의 황당해하는 시선만을 받았던 적도 있다. 아픈아이를 데리고 다시 약국에 들러 약을 받을 땐 너무나 힘들고 속이 상해 욕이 나왔다. 한국같으면 독한 약과 주사 한방이면 끝날 걸 왜 그렇게 주사와 약을 아끼는지 알지못해 속이 끓었다.

그러나 외국 생활이 익숙해지고 병원 다니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의약분업이 오히려 합리적이고 안전한 제도라는 걸 깨달았다. 우선 처방전에 쓰여진 약들을 투명하게 알 수 있어서 좋고 의사의 과잉처방을 받지 않으니 같은 질병의 재발율도 낮아지는 것 같다. 실제로 한국에서 지병이던 목감기로 독한 약을 달고 살던 한국인이 유학가서 외국 의사가 처방한 목캔디와 마시는 차로만 그 지병을 고쳤다는 글도 읽은 적이 있다.

한국에 돌아와 약한 콧물감기에 걸린 딸을 데리고 소아과에 갔을 때 시럽만을 처방하던 외국의 의사와 달리 뭔지 알 수 없는 가루약에 해열제까지 챙겨주는 한국 의사들, 알러지가 의심되서 이비인후과에 들렀다가 약한 감기에 걸린 거라며 의사가 한웅쿰 지어준 감기약을 어린 딸에게 먹이기 찝찝해 쓰레기통에 버렸던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씁쓸하다.

이 번에 의약분업 문제가 쟁점화되면서 왜 그렇게 한국 의사들이 애어른 할 것없이 과잉으로 약을 처방해주었는지 알게되었다. 그들은 낮은 의료수가를 메우기위해 약마진으로 대신했던 거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환자를, 국민을 그 희생양으로 삼았던 거라고한다면 너무 심한 말이될까? 한국 의사들의 문제라기보다 의료정책과 시스템의 문제라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러면 왜 진작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대한 당신들의 목소리를 높히지 못했느냐고 묻고 싶어진다. 환자의 건강권이 침해되건 말건 자신들의 약마진만 챙기기에 바빴다가 약마진을 빼았기게된 지금에 와서야 국민의 건강을 이유로 그 것도 환자를 나몰라라하면서 투쟁을 한다니 그 설득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의사들은 지금 자기반성이 없다. 자기모순에 빠져있다.

의사와 약사에 대한 불신때문에 병원과 약국에 가기가 겁난다. 의사들 주장처럼 약사들이 대체조제를 할까도 걱정이고 의약분업에서 주사제는 예외라는데 앞으로 병원가면 주사마진때문에 불필요한 주사를 많이 맞게되는 건 아닌지도 걱정이다.

어릴적 머리가 아프시다며 "뇌신"이라는 약을 달고 사시던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얼굴이 하예진다며 "세레스톤지"를 얼굴에 수시로 바르시던 고등학교 교련선생님도 생각이 난다. 우리는 그만큼 약에 대해서 무지했다. 그래서 급기야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사람들이 되버렸다.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잘못이고를 떠나 약사나 의사나 다 자기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더 나은 의약분업을 위해 국민의 건강을 위해 자신들의 본분을 다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질문있는데요. 밑에 있는 글들중 생명담보, 아저씨, 남편걱정, 황당, 의사가족, webMD, 등등 이런 아이디로 글 올린 사람은 한사람 아닌감요? 아님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