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나야. 진이..
우리가 만나던 날 생각나?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많이 왔지?
지금은 그냥 비뿐이지만 그땐 겨울이어서 하얀눈이 섞여 내렸지.
우산이 없어서 우리집 건물로 잠깐 몸을 피하던 오빠의 모습 지금도 뚜렷히 생각나.
난 비를 너무 좋아해서 비를 바라보고 있었지.
벌써 팔년전 일이네. 내가 스무살이었으니까.
오빤 친구가 그곳에 세들어 산다며 친구를 아냐고 물었어.
근데 나도 집주인이 아니어서 알수가 없었지.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어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를 미치도록 사랑하게 되었지.
우리가 자주 가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서로의 눈을 한참동안 바로보곤 했어.
아무말을 하지 않아도 우린 충분히 행복했으니까.
오빠두 나두 비를 너무 좋아해서 비가 오는날은 하던일 제쳐두고 만나곤 했었는데...
오빠가 보고싶다. 오빠도 지금 내생각 하고 있을지...
오빠가 했던말 기억나? 날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구. 너무 귀엽구 예쁘구 사랑스럽다구...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다고 한말..
난 천사는 아닌데..
내가 천사였다면 우린 헤어지지 않았을테니까. 그치?
나중에 오해였다는거 알았지만 난 자존심때문에 오빠에게 연락할수 없었어. 내가 조금만 오빨 이해했더라면.. 조금만 더 시간을 가졌더라면.. 오늘처럼 비오는날 오빠와 난 서로에게 전화하느라 서로의 전화기가 통화중이라며 투덜대고 있을텐데..
오빠! 잘 있는거지?
난 좋은남편 만나서 잘 살고 있어. 오빠나이도 어느덧 서른 셋인데 결혼은 했는지.. 결혼을 했으면 아이가 몇인지.. 오빠를 많이 닮았는지.. 정말 궁금해.
우리가 결혼하면 오빠닮은 아들하나 나닮은 딸하나 이렇게 낳자고 마냥 행복해하며 웃던 오빠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우리사인 영원할거라 믿었었는데..우린 이제 만날수도 없는 만나서도 안되는 너무 먼 사이가 되어버렸네...
굵은 빗방울이 내마음을 내리치는것 같아.
이젠 비가 안왔음 좋겠다. 언제부턴가 비가오면 마음이 쓸쓸해지는것 같아. 오빨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비가오면 어김없이 오빠가 떠오르는걸 보면 난 영원히 오빨 잊을수 없을것 같아.
오빠! 잘 있어. 좋은여자 만나서 행복해야해.
오빠의 예쁜 천사 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