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93

울시엄마 & 울시누..


BY 진이엄마 2000-10-09


이런 제목으로 올리면 또 어떤 불만들을 얘기할까 궁금들 하시죠?
[시] 자만 들어도 몸서리 치는 그래서 시금치도 안먹는다는 분들도
계시잖아요...하지만 전 이번에 아주 좋은 기분으로 몇자 적고자해서
들렀습니다.

주말이 드뎌 갔다. 결혼한지 이제 9개월째.. 임신 7개월...
남편은 해외출장중....

주말은 시누 아가 돌이 있었다. 진주에 계신 시부모님께서
당신 외손주 돌을 축하해 주시러 올라 오셨다.
돌을 집에서 했기 때문에 사실 고생을 하러 오시는 길이었다.
그많은 음식들 다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은채....

나도 일주일 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이제 뵌지 고작
다섯번정도... 신랑도 출장중.. 나는 직장인에.. 배불뚝이...
시부모님 진주 토박이로 무뚝뚝.... 넘 어려운 분이셨기에..
신랑도 출장가면서 "나도 없는데 잘 할수 있지?.."라고
걱정스런 눈초리를 보냈었다. 오시는동안 계속 울집에서
모셔야 했기에...

당신 아들도 없는 울집에서 주무시고 시누집에 아침부터
가서 음식 만드는거 도와 드렸다. 물론 배불뚝이인 나도 함께..

하루종일 정말 기름에 음식냄새에 더위에 엄청 힘들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우리 시누 나보고 힘들지 않느냐고
자꾸 걱정을 해 줬고, 방에서 좀 쉬다 오라고... 좀 자다 오라고..
정말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 고마워서 기쁜 마음으로 도와 드렸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김치도 주시고 남은 음식도 주시고 태교음악CD도
사주시고.. 정말 너무 고마웠다. 그마음 씀씀이에...

울 시엄니... 솔직히 난 결혼할때 엄니의 꼬장꼬장한 말투와
행동들이 적응이 되지 않아서 힘들었었다. 그것때문에 신랑과
가끔 다투기도 했고.... 그런데 하루 그렇게 음식 만들고 또
울집으로 모셔와 혼자서 뒷바라지 해드리며 얘기를 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좋으신 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누 집에가서 시누가 차려주는 음식 드시고 나더니 나중에 음식
만들면서 하는말씀...
"작은아(나)는 음식도 곧잘 만들고 살림도 야무지게 하는데 도대체
니가(시누) 만드는 음식은 영 아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지만
울 시엄니 절대 그렇지 않다는걸 알았다..

특별히 나보다 당신딸을 더 유별나게 챙기는 것도 아니었고...
내 불뚝한 배를 쓰다듬으시며 " 예쁜 손녀 낳아줘야 한다"
딸인걸 아시면서 서운해 하시지도 않고 딸이 키울땐 더 예쁘다라고
따뜻한 말씀까지 해 주신다.. (사실 말투는 좀 무뚝뚝하시지만..)

꼬장꼬장.... 다 성격이었던 것이다. 특별히 내가 미워서도 아닌
불만이 있어서도 아닌.. 그냥 당신 성격이 그랬던 것이었다.
이해하고 나니 엄니를 이해하게 되었고 뭐하나라도 잘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씀하실때 앞뒤 생각없이 시원시원(?)
하게 기분에 따라 바로 말씀을 하시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상처도
받고 서운해 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젠 아니다...

그래서 잘은 못하지만 정성껏 식사준비해 드리고 좋아하실것 같아
홍시도 미리사다 시원하게 해서 드리고.. 시부모님도 좋아하시는
눈치였다.

아직 철없는 막내 며느리.. 시부모님 어떻게 해드려야 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포기할건 포기하고 내 남편의 어머니... 내 아가의
할머니, 할부지라고 생각하고 잘 모셔야겠다.

이번에 3박4일을 함께 하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직장을 다니는
나였기에 좀 힘들긴 했지만 그 시간들로 하여금 더 이해를 하게
되었다. 앞으로 예쁜 며느리가 되어야지... 시부모님 나보고 애교
많다고 그거 하나는 좋다고 말씀하신다...

이번에 울 시엄니 쭈쭈까지 만져 보았다. 잘은 못하지만 애교로
밀어 부쳐야겠다. 힘들면서도 즐거웠던 주말.... 휴~ 드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