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네 명의 아이들이 20평도 채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생활하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기죠.
때로는 엄마들이 내 아이가 한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황당한 일도 생기고요.
그중 제일 흔한 것은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욕설을 한다거나 폭력( 토닥거리는 수준을 넘어 주먹으로 얼굴을 날린다거나 발로 배를 걷어 차는 )을 휘드르는 경우.
오늘도 한 남자 아이가 여자아이와 말다툼 끝에 여자 아이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울린 사건이 생겼거든요.
다행히 상처는 없었고 여자 아이도 싸움의 빌미를 주었기에 서로 사과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남자 아이가 끝까지 사과를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자 아이가 잘못했기 때문에 맞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지요.
도무지 자기의 고집을 꺾지 않는 그 녀석 때문에 제 머리에도 김이 오르고 마침 동생반에 들른 어머니를 불러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근데 이녀석이 제 어머니를 보자 더 의기양양해서 떠드는 것이었어요.
놀라운 것은 미안한 채 하면서도 어머니 역시 제 자식이 남을 때린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태도였습니다.
'천하에 얌전하고 말잘 듣는 내아들이 그런 짓을 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맞은 아이가 뭔가 잘못을 했겠지, 암 그렇고 말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은 저의 부족한 자질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폭력에 대해 너무나 무감각해진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때린 우리아이가 잘못은 했지만... 그래도 그 아이가 뭔가 잘 못한 게 있으니까 우리 아이가 그랬겠지요." ... 이런 식으로 내아이를 두둔하기에 앞서 폭력에 대해서는 내자식 남의 자식 할 것 없이 단호한 입장으로 맞서는 학부형님들의 의식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맞을 이유가 있기 때문에 맞아야 한다. -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너무나 무서운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