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