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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구...얼팡한 내가 얼팡한 소리하니 자꾸 더 얼팡해지네.


BY 나의복숭 2000-11-11


TV 를 보는데 아주 똑똑한 여자가 나와서
쉴세없이 똑똑한 얘기만을 하고 있길레
울남편 툭툭 건드리면서
"저런 여자하고 사는 남자는 좀 피곤하겠다. 그쟈?" 글캤드니
"안살아봐서 모르겠다"
싱겁한 질문에 싱겁한 대답이 나온다.

"여자는 말이지 내맨치로 좀 적당하게 무식해야지 남자가
안피곤한기라. 맞재?"
"하하. 니도 무식한줄 알구나"
가만있자....맞재 글캤으니 맞다는 대답은 정답이지 싶은데...
무식한줄 알구나라니----
그참 내가 켓는 소린데도 휘황하게 헷갈리네.

"그라믄 내가 무식하다 이말이가?"
"방금 글캣잖아. 너처럼 적당하게 무식하면 남자가
안피곤할거라고....그래서 난 안피곤하다. 됐나?"
그리고는 잇빨을 꽉 깨물고 웃음을 참는다.

내가 아무리 눈치. 코치 없기로서니 그걸 모를까?
재미없는 남자랑 살다보니 인제 눈치만 살아서
툭하면 뒷집 호박 굴러떨어지는 소린줄 알고
척하면 삼천리가 아니라 사천린줄도 안다.
"당신은 내가 뭔말만 하면 좀 기분나쁘게 웃드라.
허파에 바람이 들었나? 왜 맨날 웃노?"
"야. 그럼 울까?"
애구 말씨름해봐야 피곤하기만 할거같고, 하늘같이
이해심많은 내가 참아야지.
걍 통과~~~~~~~

그래 탁자위에 놓인 신문을 보고 있는데....
집나간 아내를 찾는다고 사진을 올려놓고
'모든거 용서할께. 돌아만 와주오. 남편'
요렇게 적어놓은 광고가 눈에 뜨인다.
그걸 울남편한테 척 보여주면서,
"당신은 내가 집나가면 우째 적을낀데?"
"적을건 어딧어. 그날로 끝장나는거지.
별 병신같은넘 다 있네"

하이구 무시라. 그래 잘났다. 뭔말을 몬해.
"그라지말고 내가 나가면 말이지 얼라가 젖달라고 울고 있다.
남편도 울고 있다. 도희야 부디 돌아온나. 요렇게 적어라"
(히히. 젖달라는 얼라가 있기나 있남?)
"알았다, 나가봐라"

으이구 멋대가리 없는 경상도 남자야.
내가 나갈데가 어딧노?
나가는 그날부터 내인생 종칠낀데...
근데 가만히 생각하니 오늘 대화는 아무래도 내가
밑진거 같다.
애구 얼팡한 내가 얼팡한 소리하니 자꾸 더 얼팡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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