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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어떡해- 정말 짜증나는 걸 어떡해.


BY 커피향 2000-11-25

정말 요새 이 드라마,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소재가 딸려 작가가 고전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지을 수 없네요.
줄거리가 산발적으로 이리저리 뻗어 나가는데 작가의 처음 의도와는
빗나가는 느낌이 드는군요. 작가 자신도 그걸 느끼는데 시청율이 좋다보니 연장 방영 때문에 밀려서 쓰는 것 같더군요.

피디나 작가나 시청율에 목매다는 게 현실이다보니 소신대로 밀고 나가는 것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이혼한 여자와 총각과의 결혼이 기본 골격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작가가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오리무중입니다.

이혼녀와의 결혼 강행으로 인해 느끼는 어머니의 배신감.
임신 중절을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
전남편의 이해할 수 없는 정신병적 행동, 그것도 의사라는 사람이 보이는 열등감, 상습적인 폭력, 질투심과 집착이 뭉쳐 만들어낸 괴기스런 행동들은 좀 눈에 거슬렸지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봐줄만 했습니다.

저도 여기까지는 열심히 봤어요. 김자옥 씨의 애교 있고 감칠 맛나는 연기가 특히 매력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연기도사급인 김자옥씨도 자신이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하는지 몰라 어리둥절한 것 같더군요. 이 작가가 자신을 어디까지 내몰고 갈지 몰라 멍하고 불안해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이제는 동서간의 갈등으로 시간을 끌어보려고 하더군요.
시어머니가 엉망이 된 자신의 감정을 극복하는 방법을 엉뚱하게도 수능시험을 보기로 결심하는 것으로 이끄는 걸 볼 때, 아연했습니다.
지금까지 학력에 대한 열등감 따윈 전혀 언급이 없다가 갑자기 웬 홍두깨입니까.

이제는 이 드라마, 보기가 싫습니다. 아무리 인생사가 여러가지 일이 얽히고 복잡하다하지만 드라마는 인생 자체가 될 순 없습니다. 아무리 일일 드라마라도 드라마는 어떤 주제가 있어야합니다. 작가에겐,이 드라마에서는 복잡한 인생사의 이런 면을 집중적으로 보여줘야겠다는 의식이 있어야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인생살이의 교통정리를 의식적으로나마 해주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 저것 다 찔러보는 것이 드라마가 될 순 없습니다. 잡탕 섞어찌게가 되서는 안 됩니다.

김수현이라는 작가가 불현듯 생각나는군요.
그 작가에 대해 참 말도 많지만,
참 그만한 작가도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건 또 웬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