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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아저씨.....


BY 마녀빗자루 2000-11-29

날씨가 엄청 추워졌읍니다. 지금은 춥다는 말도 못꺼내고 조금더 있음

본격적인 한파가 온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참으로 간사한 동물인것

같읍니다. 얼마전 까지 덥다고 에어커이며 선풍기가 동이날 정도로

팔리더니 몇달만에 날씨가 쌀쌀해지니깐 동네 놀이터엔 인적하나 없이

황량하기만 합니다.

요즘 에어로빅을 다니고 있어서 아침일찍 우리 아파트를 가로질러

갈때가 많이 있어요. 엄청 게으른 나지만 아침 공기는 너무 상큼 하더군요.

저희 동네 아파트단지 내에 작은 초등학교가 있읍니다. 지금 네살 먹은

저의 딸도 다녀야 하는 학교라 지금부터 유심히 지켜 보고 있답니다.

그 학교 담장 아래 누더기가 다된 파라솔이 몇칠전 부터 보이더군요.

파라솔도 여러군데 찢어지고 비닐 쪼가리를 얼기설기 이어 만든 천막

같은 것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나는 처음 그곳이 뭐하는 곳인지도

몰랐읍니다. 그런데 오늘 운동을 마치고 그때가 아이들의 하교시간

이라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교문을 빠져 나오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 파라솔이 보이더라구요. 어는 허름한 옷의 사십대후반 정도

의 아저씨가 몇몇으 아이들에게 뽑기를 해주고 있더군요. 어디서 주워

왔는지 엄청 낡은 화덕에 살림이라곤 밥그릇 두개에 설탕과 소다를 넣

고 국자에 설탕을 녹이고 있더군요. 저희 어렸을적에 보고 그런 광경

은 처음 보았읍니다. 그러면서 마음 한구석이 허전 하더군요.

나이든 아저씨 아이들의 코묻은돈을 받으며 순서대로 하나씩 해주더군요.

그 아저씨도 가정이 있겠지, 살기 힘들겠다, 그래도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서 나온것 보면 헤이한 정신상탠 아닌가 본데..... 그 아저씨

않되보이더군요. 삶에 지쳐 나살기 급급해서 뒤도 못돌아 볼때 그

뽑기 아저씨를 보니깐 정신이 번쩍나더라구요. 나와 같이 운동다니는

언니가 그러더군요. 저 아저씨 봄까지만 해도 아파트 공원에서 노숙

했던 사람이라고.... 그 아저씨껜 이 겨울이 너무 춥지 않았으면 좋

겠네요. 내일은 더욱 추워 진다고 합니다. 그 아저씨의 누더기 파라솔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