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28

머리를자르고...


BY ym0450 2000-11-29

어젯저녁 너무나 오랫만에 음악회를 다녀왔습니다.
이게 얼마만인지...
결혼한지 2년 반이 지나는 동안 나도 모르는사이 늘, 자주, 쉽게 말들하는 아줌마가 되어가는 내모습이 안스럽습니다.
한때 잘난척하며 돌아다니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늘어져가는 피부를 걱정하며, 남편의 안스러운한마디에 스스로 위로해가며 지내던내가 어젠 중학교 동창의 연락으로 우연히 음악회에 갔습니다. 15년만에 보는 친구를 나는 관람석에서 저는 단상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음악의 내용이 무엇인지, 내가 뭘 느끼고 가져가야하는것인지 모른채 그저 내가 이런자리에 와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며 음악이 흐르는 내내 친구의 모습만 주시하다 음악회가 막을 내리고 꽃다발을 들고 친구분장실을 찾았죠.
놀랐습니다. 친구는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채 도저히 4살짜리 딸을 둔 주부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예쁘고, 당당하고...
아트홀이 떠나갈만큼 큰 소리로 서로의 만남을 기뻐했습니다. 차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친구차에 올라 집으로 오는길에 전 내내 친구의 옆모습을 감상했습니다. 단순한 질투나 부러움이 아니라 그건 작지않은 충격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오늘아침 남편을 출근시키고 조용히 앉아 생각끝에 미장원엘 가서는 머리를 잘랐지요. 조금 다른 내모습을 외모에서나 확인하고싶은 얄팍한 생각으로 갈색머리가 싹둑싹둑 잘려지는 모습을 즐겼습니다.
저 참 우습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