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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보라카이 섬의 절규


BY 마녀빗자루 2000-12-02

신혼여행지로 택한 필리핀 보라카이 조용하고 문명의 때를 입지 않은

원시적인 느낌 리조트 바로 앞엔 프림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모래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색.... 뒤로는 높은 산이 마주하고 우거진 열대림....

여러분들은 신혼여행 어디로 가셨나요? 제가 여행사에 근무했던 관계

로 보라카이란 섬 이름은 많이 들어봤었요. 그래서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면 보라카이를 꼭 가보리라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그 생각이 현실

로 다가온 순간 저는 한번의 고민도 하지 않고 신혼여행지를 보라카이로

정하고 장도의 길에 올랐죠. 싸랑하는 신랑과 앞으로 펼쳐질 이국의

정취며 낭만을 기대하면서 한것 마음이 부풀어 오르더군요.

마닐라에서의 1박, 가이드의 한마디, 이곳은 총기소지가 자유로와서

외국사람, 특히 한국사람들을 대상으로 소매치기나 강도가 많이 있으니깐

호텔 밖으로 나가는건 자제 해주세요. 음~~메 무서버랑~~~~

사람들 얼굴은 왜그리도 무표정인지,,,,, 암무리 살기 힘든 나라 라지만

도대체 웃는 사람들을 못봤다니깐요. 다음날 마닐라에서 국내선을

타고 제가 꿈에도 그리던 보라카이섬에 도착을 했답니다.

대충 짐을 숙소에서 풀고 몇몇의 동행한 신혼부부들과 함께 섬의 이곳

저곳을 구경했지요. 섬 뒤쪽에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가 있고 작은 학

교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그 대분의 사람들은 관광 물품이나 장식품

등을 팔아서 생활을 하고요. 저희 부부와 동행한 부부는 오토메틱

오토바이를 빌려서 섬일주를 하기로 했답니다. 저희 여행 일정중에

오토바이 섬일주 프로그램이 있기도 했지만 정말이지 너무 재미있을것

같았지요. 저희 신랑이 앞에 타고 저는 신랑의 허리춤을 붙들고 달렸지요,

그 뒤로 다른 신혼부부들도 달려 오더군요. 가이드가 그러더군요.

자기를 잘 따라오라고, 이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민다나우" 라고

반정부군이 주둔한 곳이 나오는데 그곳에 가면 인질로 잡혀서 큰일난

다고 하더군요. 필리핀이란 나라 워낙 테러니 뭐니 해서 엄청 시끄러운

나라쟎아요. 우리 부분 그 말은 안중에도 없이 그저 눈앞에 펼쳐진

경관에만 눈에 들어 왔죠. 처음엔 맨 앞에서 선두로 달렸지만 워낙

신기한 볼거리 들이 많아서 나중엔 맨 뒤로 쳐지고 나와 신랑은 그런것

도 모르고 연신 희희낙낙,,,, 그런데 앞에 있어야할 일행은 보이지가

않고 저흰 길을 잃고 말았죠. 정말 당황되더군요. 낯선 땅에서 그것도

정글 숲에서 꼼짝없이 길을 잃었으니.... 머리속엔 이상한 생각이

오락가락 하더군요. 이러다가 꼼짝없이 반정부 군에게 잡히거나 아님

굼주린 야수들의 밥이 않될런지.... 흑흑 ㅠㅠ 울 신랑도 무지 겁이

났는지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우더군요. 그렇게 한시간, 아무리 두리번

거려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인적 조차 없었읍니다. 이러다가 해가

지고 밤이 온다면..... 배는 고파오고 눈앞은 아찔하고, 그래도 울신랑은

애써 태연 한척 하더군요. 우린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한번 길을 더듬

어 올라 가기로 했지요. 그런데도 아까 왔던 길이 아닌 자꾸만 다른

길로 가는것 같았어요. 밀림에는 아나콘다라는 엄청큰 뱀이 산다는데

그 놈이라도 나타나는 날엔..... 저는 울음이 터지데요. 엉엉 울었죠.

정말 이젠 꼼짝없이 죽는 구나, 이런 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으면

신문에도 않나겠다. 엉엉엉~~~~ 울 신랑 울수는 없고 연신 담배만

피우더군요. 그런데 멀리 보니깐 민가 같은것이 보이더군요.

집이라고 해야 나뭇잎으로 얼기설기 이어서 집이라기 보담은 천막이라고

해야 어울릴만 했죠. 전흰 조심 스럽게 다가가서 사람이 있나 살펴

봤답니다. 울 신랑, 헤이~~ 헤이~~ 그러니깐 벌거벗은 어린액들 두

명이 나오데요. 남매 같았는데 세수는 몇칠을 못했는지 엄청 시커멎고

팬티만 달랑입은 어린애들은 동그란 두눈만 꿈뻑이고 있더군요.

울신랑 약한 영어지만 몇마디 던졌지요. 엄마,아빠 어디가셨니?

연신 두눈만 굴리고 있는 남매.... 어휴 답답혀~~~~ 그런데 큰애가

엄마 아빠 뭐라고 그러더군요. 이런 숲속에 어린것들만 달랑 살것도

아니고 엄마 아빠가 있겠지..... 그 집에 오토바이를 주차 시켜놓고

하참을 기다리고 있었죠. 저는 연신 엉엉 울고.... 한참을 기다리

니깐 그 남매의 아빠가 오더군요. 저는 무슨 구세주를 만난것 같았죠.

걔네 아빠말 들어보니깐 요 앞에 섬에서 리조트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저흰 손짓 발짓을 하면서 겨우 걔네

아빠와 그 숲속을 빠져 나올수 있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 만약 걔네 아빠를 못 만났다면... 윽~~ 생각하기도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