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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남편


BY tjdtns 200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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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군요.
문득 달력을 보니 어김 없은 12월.
내일 모레면 당신과 결혼식을 올렸던 22년전 12월 8일 이군요.
낯선 고창에서의 신혼생활 -
눈 오던 날
나는 당신의 퇴근 시간 쯤이면 문설주에 기대어 마냥 당신이 돌아오는 길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종일 새댁이 당신만을 기다리다가 돌아올 시간쯤이면 골목을 지켜보는 일이 유일한 반가움이었지요.
하루는 우연히 정읍에서 내 동창을 마났는데 남편이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대답을 못했다고 했더니 "왜 내가 우체국에 근무하는게 어떼서 창피 했었나?" 하고 몹시 기분 상해 하는 당신에게 그만 미안 했었습니다.
하지만 곧 나도 체신가족 이었고 집안 행사차 기차를 타거나 고속버스로 먼길을 왕래 할때 우체국 건물이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여보 저기 우리 우체국 있네~하면
"응~ 그 우체국은... 하면서 언제나 당신은 우체국 박사였지요.
지금도 사람 서넛만 모여도 우체국 홍보만 하는 당신이 쑥스러워질 때가 많았지만 능력없은 아내와 두 자식을 당신 등에 지고서 그 작은 체구로 아이들에게 당신은 지구입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내집 창가에 온기과 밝은 불빛을 채우기 위해 당신이 촛볼 되어 흐르는
낮고
낮은
자세는
아~
어찌 해야 할까요,
어찌 해야 할까요,
미약한 아내인 제가 할 수 있는건 제 머리카락 잘라서 당신 미투리를 삼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