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신랑생일! 시어머니가 아들생일 챙겨드시겠다고 며칠전부터
벼르시길래 집으로 오시라 했다. 아버님, 시누이 부부, 아주버님
초등학생둘, 신랑 많은 수는 아니지만 20개월짜리 애기에다 임신
3개월, 그리고 못하는 음식솜씨! 언니한테 해달라고 했겠지만 조카
가 아파 지방에 가있는 바람에 모든걸 나혼자 해야 했다. 시누이가
와서 도와주는건 정말 싫다. 아마 음식하는 시간보다 나붙들고
얘기하는 시간이 더 많을테니.... 그래서 세가지 음식은 맞췄다.
시누이가 도와준답시고 일찍올걸 예상해서 (어머님,아버님은 8시경
에 온다고 하셨음) 5시까지 갖다 달라고 했다. 역시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음. 4시 30분에 시누이 부부랑 애들까지 다 데구 왔당
으아.. 음식 어쩌지? 맞출때도 머리 굴려서 우리 그릇도 아예 갖다
주긴 했지만, 여차 하면 옆집아줌마가 도와줬다고 할려고...
우리 시누는 자기가 음식솜씨가 빼어난줄 알고 있어 어디 가서
사먹는거 그런거 무지 싫어한다. 한번은 한정식을 간적이 있었는데
집에서 해먹을수 있는건데 뭐하러 왔냐는둥 이돈을 날 주면 더 푸짐
하게 차린다는둥... 어쨌든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마침 요앞에 시장에
친구가 있다는 얘길 듣고 가본다고 한다. 이얏호! "넹, 얼른 댕겨
오세요". 부부가 같이 나갔다. 난 잽싸게 전화걸어 "아줌마 빨리 갔다
주세요. 시누이가 요앞에 나갔으니 지금 빨리 오셔요" 속삭이듯
말했다. 애들한테 들릴까봐... 아줌마가 알았다 지금 간다 하신다.
걸어서 5분거리인데 10분이 지나도 안오신다. 아파트 복도에 나가
기다렸다. 좀 있다가 아줌마가 헐래벌떡 오셨다. "고맙습니다"하구
살짝 들어가 애들몰래 딴방에 살짝 들여다 놓고, 하나씩 날랐다.
아줌마가 지금 막 해서 갖고 오셨는지 갑자기 집안에 잡채며 전냄새
가 막 났다. 순간 또 당황했다. 아까 시누가 왔을땐 냄새가 하나두
안났는데 지금 들어오면서 냄새나면 들통날까 애들이 춥다고 하는데도
문을 앞뒤로 활짝 열어놓고 있었다. 좀 있다 시누 부부 들어왔지만
아무 소리 없었고, 어머님 아버님 아주버님 다 와서 식사들 하셨다.
시누가 "와, 올케 음식솜씨 좋은데 이거 언제 다했어? 힘들었겠다."
눈치챘을까? 으아 언제나 이런음식 뚝딱 뚝딱 해치울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