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이맘 때쯤이면 진공상태를 경험한다.
멍멍한 진공의 공간에 남편도 애들의 움직임도 그냥 움직임만 보인다.
모든 신경이 정지된 듯 하고 나는 냉동의 유리상자 안에서 바깥을 볼수 있기만 하다.
어떻게 지내왔는지 어떻게 지낼 것인지 생각되어지지 않는다.
지금 나는 내진공의 상태를 벗어날 시도를 해본다.
10년의 투병으로 10년은 인생의 진도를 늦게 시작해야 했다.
다행히 남편의 구제(?)로 뒤늦게 행복을 가졌는데 한 해를 넘길 즈음엔 병고의 시절이 되살아나 무지 우울하다.
학교시절 캠커플 친구도 생각나고 내병의 치료를 위해 5년의 세월을
애쓰셨던 H선생님,오랜 병으로 자율 신경계의 혼란이 왔을때 2년여 동안 신경치료를 해주셨던 B선생님도 생각난다.
지금 눈물이 난다.
그 시절의 절망이 되살아나서..
젊디젊은 나이에 병과의 투쟁은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여 안식을 갖고
싶기도 했다.
엄마 앞에서 아파야 하는 그 고통이 더 괴로왔던 시절.
피붙이에게 아픔을 주어야 하는 그 상황은 지옥의 견학이었다.
아픈 와중에 사랑의 역경을 헤쳐나갈 에너지가 없어서
이 세상에 나말고는 다른 여자를 제 인생에 대입시킬 수 없노라 했던 6년의 사랑의 끈을 놓아야 했다.
무지 사랑했고 무지 속??었던 그< 바퀴오라~오라>찐드기같은 사랑은
맥주 5병의 인사불성 오바이트의 밤으로 과감한 종말을 선택했다.
일년 후 병중에 그의 친구로부터,그가 나와 헤어진 2달 후 결혼했다는 소식을 접하곤 모든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명분없는 허망함과 배신을 경험했다.
<보고 또 보고>란 드라마를 보면서 허준호의 하는 짓에 그를 또 많이 생각했다.아마도 작가는 그를 아는 사람이어서 허준호의 배역의 캐릭터를 만들어 낸듯했다.
애인을 싣고 무작정 제부도로 달리던 허준호는 영락없는 그사람이었다.
나는 그를 많이 원망하고 또 그리워 했다.
몸은 투병을 하면서 마음에 애증은 깊어갔다.
그의 속썩임으로 병을 얻었다고 믿은 우리 가족은 그를 매몰차게 냉대했다.
그는 깊은 모멸감으로 마음 깊은 곳에 분노하고 있었다.
나는 그보다는 가족의 바램을 선택했다.
그는 더 이상 잡지 않겠다고 말하며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너는 결혼해서 잘 살되 만일 애기없이 이혼하면 다시 자기에게 오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며 그는 눈물을 보였다.
경기도 새터에서 우리는 그런 이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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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애기가 깼습니다.
또 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