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쐬주 한잔 하고 싶습니다.......


BY 사다드 2001-02-03

거센풍파가 휘몰고 간 자리에서.....
엄청 뒤늦게 제생각을 펼쳐 봅니다......

젊은이들 머리가 빨갛고 노랗고...바지가 땅에 끌리고, 찢어입고 다니고....
그런거 제눈엔 전혀 거슬리지 않습니다.
그런거 싫어하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도 엄청 싫어합니다.
하지만, 전 좋습니다.

제가 어렸을적처럼...
아직까지도 귀밑머리 1cm를 고수하는 학교들 많고...
남학생들은 여전히 머리를 스포츠로 밀고 다녀야 하는학교들 많고...
교복블라우스 리본모양 하나만 잘못되도, 원산폭격을 시키는 학교들...여전히 많습니다.

그러나 길거리에서만은 여러 다양한 패션을 구사하고 있는 젊은 이들 그들을 보면.....
이젠 시간이 지난만큼....좀더 자유롭게 자기표현을 할수 있는 시대가 가까워 오고 있구나...하고 느껴집니다.
화장과 옷차림과 머리모양은 또하나의 자기표현이기도 합니다.

우리아줌마들도 어느날은 새빨간 립스틱을 남편 몰래 발라보고도 싶고...
예쁘고 야한 속옷 하나쯤 남몰래 갖고싶기도 하고...
어느날은 정장스타일로 입어보고싶고, 어느날은 미씨족으로 보이고도 싶고~~
그날 기분에 맞춰...충분히 자유롭게 자기 외모를 표현할수도 있는거니까.

그런데...조금더 생각해볼 문제는...
까만머리 하나없이 전부다 샛노란 머리로 염색한 아이들...
밤무대에서나 볼듯한 화려한 의상의 젊은 소녀들...
그들의 대다수가...사회속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아이들이란 것이지요...
그들에게 옷입을 자유까지 뺏고 싶지가 않아요...

부족한것 없이...부모사랑 충분히 다 받고..성적 엄청 좋고...선생님 한테 인정받고 친구도 많은.....아이들은 대부분이 하라고 해도 잘 안합니다.

어쩌면 그아이들은 더욱더 머리가 굳어있는지도 모릅니다.
보편적으로 남들이 좋아하는것이 무엇인줄 알고, 그에 부합하여 사회적인정을 받도록 키워진 아이들....

어른들이 학창시절 규율화된 학교내에서...
흰 운동화의 신발끈에 풀도 먹여 보고 남몰래 물도 들여서...몰래 신고다니던 그것에서..요즘아이들은 머리색깔과 옷모양새로 그 폭만 넓어졌을뿐...여전히 그들을 옭아매는 사회적 잣대는 그대로이지요.

그들이 획일적으로 똑같은 노란머리와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선택의 폭이 그만큼 좁기 때문이아닐런지...
그들이라고 왜...새로운 창의력을 갖고 자신만의 개성있는 패션을 구사해보고 싶지 않을까요..
워낙 빨리빨리에 길들여진 우리아이들은 뭔가 탈출구는 찾고 싶고...
마음은 급한데.....이미 굳어진 머리속에서 예술가가 아닌이상 그 무언들 새로운 발상이 나오기가 어디 쉬울까요...
이런 시행착오들이 지나야만...언젠가 진정한 자유스러움이 나오겠지요.

아이들과 마찬가지로....어른들의 패션도 정말로 획일적입니다....
이젠 좀더 자유로워 지고 싶습니다. 그 자유로운 상상의 날개를 아이나 어른이나...모두....아름답게 펼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전 사람들이 "아줌마면 아줌마 답게 곱게 집안일이나 하고 앉아있을 것이지, 무슨 하루왼종일 컴퓨터나 붙들고 앉아서 여자들이 왠 수다냐...." 라는 말도 듣기 싫고...
" 학생이면 학생본분에 맞게 단정하게 입고 다녀야지 그 하고다니는 꼬라지가 그게모냐?" 라는 말두 싫어요.

알고 보면 문제는 그게 아닌데....
내가 아줌마이길 포기하고 무작정 컴퓨터가 좋아서 이러구 컴퓨터나 붙잡고 있는게 아닌데....
아이들도 그저 머리색깔에 집착해서 그리 하고 다니는게 아닌데...
그렇게 된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
더 깊은곳에 더 깊은 이유가.....

외국인이 한국인을 이해 못하듯이....
어른들은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들은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 같이 사는 사회에서 신경써야 할바가 있다면....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은건.....
지하철에서 사람내리면 차례로 타길....
사람 많은 데서 큰소리로 핸드폰 통화 하지 말길...
장애인 노약자 석은 그저...항상 비워놓길....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지 말길....


저 처음에 귀뚫었을때, 아버지왈~
"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했거늘...니가 공부한답시고 서울가더니 요상한것만 배워왔구나. 귀에 구멍이나 뻥뻥 뚫고. 서울가더니 인간 다 버렸다~~"

아버지와 한차타고 가던날 차앞의 횡단보도에 손목잡고 지나가는연인들 보시며 아버지왈~
" 으이구....저 것들좀 보게...멀건 대낮에 어찌 남녀가 손을 잡고 다니누~ 얼레? 저것보게 이젠 팔짱까지?? 미친거여~"

그런말씀들 하실때마다...전 그냥 한번씩 미소만 짓습니다.
내아버지라 그런지....무슨말씀을 하셔두....싫지가 않네요~

과거엔...길거리에서 꺼리낌 없이 키스세례를 퍼붓는 젊은이들 보면 왠지 모르게 저 자신또한 짜증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공원에 놀러갔을때 노부부 한쌍을 보았지요.
할아버지는 잠바 벗어서 할머니 등에 얹어주고, 할머니는 목에있던 목도리 풀어서 할아버지 목에 해드리며...서로 춥지않냐고 물어보시는것 보았습니다....
팔짱끼고 딱붙어 안아서 영감~ 할망구~ 부르시며 서로 쳐다보는것을 보았지요....

아....내 노년의 모습이 저리만 되었으면.....
하룻밤 사랑이 아닌.....진실한 사랑이라면.....
그래...새파랗게 젊은 사람들 벌건 대낮에 길거리에 뽀뽀하는거....
그정도는 봐주리~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래...너희들은 나보다 더 사랑의 표현 많이 하고 살아라~
그래...너희들은 남자가 밖에 나가서 아내 칭찬을 밥먹듯이 해도 팔불출이란 소리 듣지 않길 바란다.....
그래....너희 들은 아내 생일때 남자가 백송이 장미를 한아름 안고 모처럼 초저녁에 퇴근해도 주위에서 눈치주는일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대신.... 그 사랑....저세상 가는 순간까지 변치 말길 바란다....
다 늙어 고개돌릴 힘하나 없게 되어도...지금 그 여자에게 60년 후에도 굿나잇 키스를 해주길 바란다....


라일락님 관련 여러글들....
다소 날카롭게 편가르고 감정싸움 한것 처럼도 보이지지만~
저또한 어떤날은 감미로운 글쓰다가 어떤날은 열받아서 과격하게 글쓰다가.....뭐~ 똑같은 인간의 모습을 갖은...실수투성이의 인간이므로....그 어느편에도 들수 없고 그정 불구경하는 입장이지만....

아컴의 아줌니들...모두~
비슷한 슬픔과 비슷한 경험들을 갖으신 분들.....
어느날 핏대올리고 감정싸움이 있었더래도...
실상 다음날 그분들 모두 한자리에 모아놓으면 10분만에 다 풀어져서...
따듯한 찌짐과 탁배기 한사발에 호탕한 웃음을 주고받을 분들이십니다.

까짓거 아줌니들 머리...노랑머리던 파랑머리던 어차피 친해지면 다 이뻐 보이는거구~
어제 시퍼렇게 눈 부릅뜨고 싸웠어두~ 오늘 눈웃음 살짝 한번 흘리면 또 얼싸안고 웃고 지내는거구~
서로 생각하는 것 따윈 달라도...그 따듯한 감정만은 똑같은 거구~

같은시대에 같은 여자로 살아가는 이들에겐 그 세상사는 설움이 만만치 않아...모두 끈끈한 유대감이 숨겨져 있으니...전 걱정 안합니다.

흐린날이 있으면 곧 날이 개고..해가 뜨는 법이니~

오늘따라.....라일락님이 사신다는 그 바닷가에서.....오징어회에....쏘주 한병 기울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