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20여년.
그래도 좋은점이 더 많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온 내 남편.
tv 아침마당 같은데서 이혼할때 위자료 안줄려고
재산 빼돌리고, 위자료 안줄려고 소송걸고,
그런장면 볼때 마다 참 세상에 그래도 살맞대고 살아온세월이
어딘데 정말 너무 심하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다.
그래서 나는 만약 내가 이혼하는일이 생겨도
내 남편은 서로 미워서 헤어지는 순간에도
내게 돈같은거로 상처줄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이혼을 하게되도 이 남자는 내게 미움을 가질사람이
아니라고도 생각하고 살았다.
그래서 돈10원도 못버는 주제에도 비자금 한푼 가져볼생각을
못했다. 그래도 친정에 돈 쓰는 일도 눈치안보고 살았다.
근데 엊저녁
드라마 아줌마를 함께보는데
집팔아서 위자료 주고 식구들 시누집으로 이사가게 된 상황에서
우리남편.
저건 말도 안돼.
위자료란걸 도데체 왜 줘야하는거야,
도데체 우리나란 법이 잘못되있어서 여자들이 걸핏하면
위자료 소송같은걸 거는거야.
IMF 시대에 힘없는 남자들 더 똥만들려고 여자작가 들이
드라마마다 남자들 우습게 만들어가며
여편네들 대리만족이나 시키고 있다.
오 세상에!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이남자가 20년을 의지하고 살은 내 남편이었다니.
더군다나 혹 자기 생각이 그렇더라도
마누라 옆에 앉혀놓고 그런말을 한다는게
나는 이미 신경쓸 필요없는 대상이다?
갑자기 한기가 나고
남편의 얼굴이 너무 낯설었다.
이런 어리석은 여자가 있나.
20년간의 적과의 동침.
그러나 어제 까진 내 착각속의 아낌없이 주는 내 남편이었고
오늘은 마치 어느집 모르는 아저씨가 자는 침대같아
그 모르는 아저씨가 날 안으려고 손이라도 내미는
상상을 하니 소름이 끼쳐 침대에 들어갈수가 없다.
불꺼진 거실을
뻥 뚤린 빈가슴으로 빙빙돌다
코고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조용히 들어가 누웠다.
아침에도
여전히 낯설다.
"동상이몽"이라.
나눌 재산도 없지만
이혼도 안하겠지만
여전히 한 침대를 쓰겠지만
이 낯선 남자와 친해지려면
얼만큼의 세월과 노력이 필요할까.
말 한마디로 한여자의 20년의 행복을 깬 어리석은 남편이여.
그 말한마디에 다 무너진 무지랭이 마누라여.
우리의 앞길에 따로국밥이 보이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