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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며 자유에서 오는 그들의 편안함이
우아함에 가깝다고 느꼈다. 자유로운 생활은 나에겐 아주 중요한
정신적 문화로 받아들여졌다. 마침내 우리들은 좁고 긴 골목에
들어섰다.길가에는 낡은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네모난 집들이 석양
아래 흩어져 있었다. 줄지어 늘어서 있는 집 가운데 가장 끝에 있는
아주 작은 집이 특히 내 눈에 띄었다. 긴 타원형의 아치형 입구였
다. 그것은 분명 우리의 집 같았다. 호세는 과연 그 작은 집으로
걸어갔다. 그는 땀이 등에 가득 밴 채 큰 짐을 문 앞에 내려놓으면
서 말했다."다 왔어. 이곳이 비로 우리가 살 집이야."집 바로 앞은
커다란 쓰레기 장이었다. 그리고 앞쪽으로는 파도와 같은 모래 계곡
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먼 뒤쪽은 광대한 하늘이었다.
집 뒤에는 큰 바위와 마른 흙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언덕이 있었다.
이웃집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거센 바람만이 끊이지 않고 나의
머리카락과 긴 치마를 휘날리게 했다. 호세가 문을 열었을 때 나는
어깨에 메고 있던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았다. 컴컴한 복도가 눈앞에
들어왔다. 호세가 나를 등 뒤에서 안았다."우리들이 살게 될 최초의
집. 나는 당신을 안고 들어가겠어. 지금부터 당신은 나의 아내가 되
는 거야." 나는 너무도 행복했고 편안함을 느꼈다. 호세가 네 발자국
을 들어가니 바로 복도의 끝이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집 한가운데
있는 사각형의 커다란 구멍을 보았다. 그 구멍 밖은 은회색의 하늘이
었다. 나는 서둘러 내려 손에 쥐고 있던 베겟잇을 내려 놓고 방으로
들어갔다.그 집은 굳이 움직이며 둘러 볼 필요가 없었다. 서서 내려다
보면 모든 게 일목요연했기 때문이었다. 비교적 큰 방은 거리를 향해
있었는데 나의 걸음으로는 가로 네 발자국, 세로 다섯
발자국이었다. 다른 방은 침대 하나 들어갈 정도였다.
부엌은 넉 장의 신문지를 평평하게 깔아놓은 크기였고 때묻은 노란색
의 물통이 찢어져있었으며 시멘트로 만든 싱크대가 있었다. 욕실에는
변기만 있고 물을 담을 만한 것이 없었다. 세면대가 있었고 사람을
진짜 놀라게 할 만한 욕조가 있었다. 그것은 완전히 다다이즘의
예술 작품과 같았다. 실용적인 것이 아니고 완전히 조각품이었다.
나는 주방과 욕실 밖의 돌계단으로 가서 그곳으로 나다닐 수 있는지
보았다."볼 필요 없어. 위에는 공동 베란다가 있으니까 내일 올라가
봐. 내가 며칠 전에 어미양을 한 마리 샀어. 그래서 지금 집주인의
양과 함께 기르고 있어. 나중에 신선한 우유를 먹을 수 있을거야."
우리들에게 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나는 무척 기뻤다. 호세는
급히 나에게 집에 대한 인상을 물었다. 나는 나 스스로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느끼며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주 좋아요.
전 이집이 너무 좋아요. 정말이에요. 우리도 천천히 잘 꾸며봐요."
그러면서 머리속으로 계산을 해 봤다. 울퉁불퉁한 시멘트 바닥,
벽은 시멘트 본래의 짙은 회색 그대로였고 심지어 벽돌과 벽돌 사이
에 마른 시멘트가 적나라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전등
은 너무 작았고 전선 위에는 새까만 파리떼가 덕지덕지 앉아 있었다.
부서진 벽 왼쪽 모서리에는 바람이 끊이지 않고 들어왔다. 수도꼭지
를 트니 몇 방울의 끈적끈적한 액체가 나왔다. 물은 한방울도 없었
다. 나는 막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지붕을 쳐다보며 호세에게 물었
다. "한 달에 집세가 얼마예요?"
"만 페세타. 전기세, 수도세는 포함되지 않고."
"물은 비싸요?"
"기름통으로 가득하면 90페세타야. 내일 시 정부에 가서 물을 보내
달라는 신청을 하자."
나는 내 짐 위에 풀썩 주저 앉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좋아요. 어쨋든 우리 지금 마을로 가서 냉장고를 사고 채소도 좀
삽시다. 생활에 필요한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지요."
나는 서둘러 베겟잇을 들고 그와 함께 문을 나섰다.
길 옆으로는 사람이 사는 집들과 모래 그리고 묘지, 주유소가
있었다. 날은 금세 어두워져 마을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저것은
은행이고 저건 시 정부, 법원은 왼쪽에 있고 우체국은 법원 아래층에
있어. 상점도 몇 군데 잇고 우리 회사의 사무실 앞에 줄지어 있는 것
같은데 녹색은 주점이고 밖에 황토색이 칠해져 있는 곳은 영화관이
야." "저기 저 아파트는 참 잘 지어져 있네요. 누가 살지요? 나무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크고 흰 저 집엔 또 누가 살아요? 음악이 창문으
로 흘러나오는 저 큰 건물은 술집인가요?"
"아파트는 고급 관료의 숙소이고 흰 집은 총독의 집, 그러니까 당연
히 화원이 있지. 지금 당신이 듣고 있는 음악은 고급장교 클럽에서
나오는 것이야." "아아 저기 좀 봐요. 회교 사원이에요. 호세."
"저건 내셔널 호텔이야. 별 네 개짜리지. 주로 정부 요인들이 와서 묵
어. 사원이 아니야." "사하라 족 사람들의 주거지는 주로 어디지요?
사람들은 아주 많이 눈에 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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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도심이나 교외에서 살아. 우리들이 사는 곳은 묘지구역이라
고 불리는데 나중에 당신이 만약 택시를 탄다면 그렇게 말해도 돼."
"택시도 있어요?"
"있지, 물건을 다 사면 택시를 타고 돌아가자구."
가게를 돌아다니며 우리는 아주 작은 냉장고와 냉동 닭고기, 가스 레
인지 그리고 담요를 샀다."이런 것들은 모두 내가 미리 준비하고 싶었
는데 사실 당신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까봐 겁났어. 지금 당신에게
고르게 하고 싶어."
호세는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나는 무엇을 고른다는 것인지 이해
가 안 갔다. 작은 냉장고는 이 가게에 하나밖에 없었고, 가스 레인지
도 모두 같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방금 가본 그 답답하고 캄캄한 집에
서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니 나는 도무지 흥이 나지 않았다. 돈을 내려
고 나는 베겟잇을 열었다."우리들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으니까 나도
돈을 내겠어요."
이것은 전에 호세와 친구로 지낼 때 하던 습관이었다. 우리는 두 사람
의 돈을 합쳐 쓰곤 했다. 호세는 내 손에 줄곧 들고 다니던 물건이 무
엇인지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는 고개를 쭉 빼보고는 깜짝 놀랐다.
나는 베겟잇을 가슴쪽으로 잡아당겨 손을 넣고는 돈을 꺼내 계산했
다. 우리가 밖으로 나오자 그는 그제서야 조용히 물었다."당신 그렇
게 많은 돈이 어디서 났지. 베겟잇 속에 넣어두고 왜 말하지 않았어."
"아빠가 주신 거예요. 모두 가지고 왔어요." 호세는 얼굴을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바람 속에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내 생각엔 당신이 사막에서 오래 살아도 적응을 잘 못할 것 같아.
당신 여행이 끝나면 나도 일을 그만 두겠어.
그때 우리 돌아갑시다." "왜요? 당신 무엇을 걱정해요? 일을 왜 그만
두죠?"
그는 베겟잇을 두드리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사하라에
온 것은 고집 때문이었고, 내심 낭만 때문이었어. 당신은 곧 그것들
에게 놀림 당할 거야. 당신은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그만큼 시간
은 다른 사람처럼 가지 않을 거구." "돈은 내 것이 아니에요. 아빠 것
이에요. 전 쓰지 않아요."
"그러면 좋아. 내일 아침 은행에 가서 저금을 해. 당신 오늘부터는 내
가 벌어오는 월급으로 생활하는 거야. 알았어?" 그의 말을 듣자니 나
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와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에
나는 많은 나라를 홀로 떠돌아 다녔다. 그런 내가 가진 돈으로 분수
에 맞지도 않는 허영이나 부리는 여자로 그에게 보였다는 것이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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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격을 하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어버렸다. 나의 잠재력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증명해 보여주면 되니까, 지금은 말해봤자 소용이
없어 보였다. 첫날은 금요일이어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쓰레기장
구역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사막에서의 첫날 밤을 나는 슬리핑
백에서, 호세는 얇은 담요를 덮고 잤다. 영하에 가까운 기온에서
우리는 시멘트 바닥에 다 해진 천을 깔았을 뿐이었다. 새벽쯤 되자
온몸이 꽁꽁 얼어붙는 것 같았다. 토요일 아침, 우리들은 마을로 가
서 법원에 결혼 신정을 하고, 값이 비쌌지만 도리없이 침대 밑에 까
는 두꺼운 널빤지를 샀다. 침대는 꿈에 불과했다. 호세가 시 정부로
가서 물을 보내 줄 것을 신청하는 사이 나는 사하라 사람들이 쓰는
다섯 장의 짚방석을 샀다. 솔 하나, 접시 네개, 포크와 스푼 각각
두개씩, 나이프를 다 갖추려면 열 한개가 필요했는데 모두 음식을
만드는데 쓰이는 칼로 대신 할 수 있어서 사지 않았다. 물통과 빗자
루. 걸레. 옷걸이.비누. 기름. 설탕. 식초등을 샀는데 물건 값이 너무
더 비싸서 낙심할 정도 였다. 호세가 준 얇은 봉투로는 물건을 살 엄
두가 다시는 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준 돈은 반년이 지나야 찾을 수 있도록 중앙은행의
정기예금 창구에 4부 이자로 맡겼다. 오후에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주인 집을 방문했다. 그는 매우 시원시원한 사하라 원주민이었다.
적어도 우리들이 보기에 첫인상은 아주 좋았다. 우리들은 그에게서
반 통의 물을 빌렸다. 호세는 마당으로 가서 물통 안의 더러운 것들
을 맑은 물로 깨끗이 청소했다. 나는 먼저 밥을 지어 퍼낸뒤 그 솥에
다 닭 반마리를 요리했다. 짚으로 엮은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데
호세가 말했다.
"쌀에 소금 뿌렸어?"
"아뇨. 집주인한테 빌려온 물로 밥을 했는데요."
호세는 그제서야 아융 시의 수돗물은 깊은 우물에서 끌어올린 염수라
는 것을 생각해 냈다. 호세는 평상시 회사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자연히 이런 일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새로 사온 몇 가지
물건 이외엔 텅 비다시피한 집을 우리들은 주말 내내 청소하고 가꾸
기로 했다. 천장으로 난 창 구멍으로 재잘거리는 사하라 원주민 소녀
들의 괴성이 시끄럽게 들려왔다. 일요일 저녁, 호세는 인산 공장으로
가려했다. 나는 그에게 내일 올 것인지를 물었다. 그는 온다고 말했
다. 그가 일하는 곳과 우리들이 세든 집은 50Km 정도 떨어져있었다.
호세와 나는 주말에만 함께 보낼 수 있었다. 평상시에는 퇴근후 곧
바로 왔다가 밤이 깊어지면 다시 회사 숙소로 돌아갔다. 나는 낮에는
혼자 시내로 쇼핑을 나가다. 결혼에 필요한 물건을 다 준비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나는 외인부대에서 은퇴한 장교의 소개로
식수를 파는 큰 트럭을 따라 부근 사막을 자주 여행 할 수 있었다.
밤에는 유목민들이 사는 부근에 텐트를 치고 잤다. 그 장교의 명령
으로 어떤 사람도 감히 나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 나는 늘 흰 설탕과
나일론 줄, 약, 담배 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원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깊은 사막으로 들어서면 일출과 일몰때에 무리를 지어 몰려
가는 야생 영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것으로 생활의
고적함과 어려움을 잊을 수 있었다. 이렇게 두 달을 보내면서 거의
매일 마을을 떠나 여행을 했다.
우리들의 원적지 마드리드 법원에서 결혼 허락이 나왔을 때 나는 그제
서야, 이제 빨리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집은 갑자기 떠
날 수 없는 곳이 되었다.우리가 기르는 산양은 젖을 짜려고 할 때마
다 언제나 뿔로 나를 들이받기가 일쑤였다. 나는 매일 많은 풀과 보리
를 사서 양에게 먹여야했고, 또 집주인은 우리가 그의 울타리를 빌려
쓰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어떤 때는 저녁에 조금만 늦어도 집주인이
모두 양젖을 짜갔다. 나는 너무나 그 양을 좋아했지만 그 양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고 호세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리들은 그 양을 집 주
인에게 줘버렸다. 결혼 전 얼마 동안 호세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서 야근을 했다. 그는 낮에도 밤에도 계속 일을 했기 때문에 우리들
은 자주 볼 수가 없었다. 집에는 늘 그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모든 크
고 작은 일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이웃에는 사하라 원주민을 빼고
는 스페인 사람의 집이 한 채 뿐이었다. 그 집의 부인은 건강하고
용감한 카나리아 군도 출신의 여자였다. 그는 매번 식수를 사러
갈 때마다 언제나 나와 함께 갔다. 갈 때는 물통이 비었으므로 당연
히 그녀의 걸음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10리터는 족히
되는 식수를 사가지고 돌아올 땐 언제나 나는 그에게 먼저 가도록
해야 했다."당신은 왜 그렇게 힘이 없어요. 당신 평생 물을 들어본
적도 없나요?"
그녀는 큰 소리로 날 비웃었다."저는...... 너무 무거워요. 당신
먼저 가세요...... 기다리지 말아요." 사람을 잡아 먹을 것 같은 뜨거
운 태양 아래, 나는 두 손으로 물통을 들고는 네댓 걸음을 걷고는 서
서 숨을 몰아 쉬고는, 다시 열 발자국을 가고 쉬었다. 땀은 비처럼
흘러 내렸고, 어깨가 너무 아파 덜덜 떨리면서 얼굴과 귀가 벌개졌
다. 걸음도 늦어졌고 집은 아직 멀어 작은 점이었다. 마치 영원히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져우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자리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한참 만에야 어깨가 조금 낫는 것 같았다. 가스가 다
떨어지면 빈 통을 마을 까지 끌고 가거나 걸어가서 택시를 잡아 타
고 와 싣고 가서 바꾸어야 했다. 그러나 그 짓도 귀찮았다. 그래서 나
는 늘 이웃의 쇠화로를 빌려다가 무릎을 꿇고서 부채질로 불을 붙였
다. 연기가 너무 매워 눈물이 끊이지 않고 흘러 나왔다. 이럴 때면
나는 엄마가 천리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얼마나 다행스럽게 여겼
는지 몰랐다. 그렇지 않다면 어머니의 아름다운 뺨은 딸을 위한 눈물
때문에 마를 날이 없을 것이었다. -우리 딸은 두 손 안에 든 밝은 진
주처럼 키워왔지.- 어머니는 분명히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 아파 울 것
이었다. 나는 결코 의기소침해 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에게 있어서
여러가지 생활을 경험하는 것은 정말 귀중한 것이다. 결혼 전, 호세
가 야근을 할 때면 나는 방석 위에 앉아 창 밖에서 불어오는 마치 우
는 듯한 바람소리를 들었다. 집에는 책도 신문도 TV도 라디오도 없었
다. 밥도 바닥에서 먹고 잘 때도 침대 깔개만 깔고 잤다. 벽은 낮에
는 손도 델 정도로 뜨거웠고 밤에는 얼음장 같았다. 전기는 운이 좋으
면 들어 왔지만 대부분은 들어오지 않았다. 황혼 무렵, 사방을 둘러보
면 모래가 조용히 흩어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밤이 왔다. 나는 흰 초
에 불을 붙였다. 흰 초의 눈물이 어떤 형상이 되는지 지켜보았다. 집
에는 서랍도 옷장도 없었다.우리들의 옷은 모두 나무 상자에 넣어 놓
고, 신발과 기타 자잘한 것들은 종이 상자에 넣어 놓았다. 글은 나무
판을 구해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썼다. 밤에는 회색의 찬 벽이 더더욱
냉기를 느끼게 했다. 어느 날인가 호세가 통근차 시간에 맞춰 사무실
로 출근하기 위해 나갔다. 나는 그가 가방을 들고 일어서서 나가는 모
그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 뛰어갔다. 숨조차 쉬
지 않고 뛰어 그에게 겨우 다다랐다. 숨을 몰아 쉬면서 나는 고개를
숙인 채 그와 함께 걸었다."당신 여기에 있으면 안돼요? 제발요. 오늘
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요. 너무 적막해요." 머리가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애원했다. 호세는 계속 매우 난감해 했다. 내가
그를 따라 갔을 때 그의 눈가는 이미 붉어져 있었다."삼모. 내일
아침에 난 근무가 있어. 아침 여섯 시에는 공장에 있어야 해. 여기
있다가 아침에 가기에는 너무 멀어. 더군다나 나는 새벽 통근 차표도
없어." "돈 벌지 마세요. 우리들은 은행에 돈이 있잖아요. 그렇게 죽
후에 조그마한 집을 사는데 쓰도록 해야 해. 생활비는 내가 당신에게
벌어주는 거야. 참아야 해. 결혼 후에는 야근이나 조근은 하지 않겠
어." "당신 내일 올 거에요?" "오후에 꼭 올 거야. 당신은 아침에 건
재상에 가서 목재의 가격을 물어봐. 내가 일을 마치고 곧바로 와서 당
신에게 책상을 만들어 줄 테니까말야." 그는 힘껏 나를 끌어안고는 얼
른 가라고 재촉했다. 나는 천천히 걸어가면서도 계속 그를 돌아다보았
다. 호세 또한 멀리 별빛 하늘 아래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한번
은 가족이 있는 호세의 동료가 밤에 차를 몰고 나를 부르러 왔다. "삼
모, 우리 집에 가서 저녁 먹읍시다. 텔레비전도......"
그들의 호의에는 나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