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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한판승부...[기억을 더듬어보라길래]


BY 초우 2001-02-15

지금으로터 사십년도 더 전에
그때는 나도 오목조목하게 귀여운 시절이었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하여 네모반듯한 보자기에 책 싸서 허리에 메고
짤랑거리는 필통소리가 좋아 일부러 뛰어서 가고 뛰어서 오던
시절인것 같다.

학교갔다와 점심먹고나면 모두들 소를끌고나와 뒷산에다 몰아다놓고
남의집 밤도 따고 감도 따고 밀사리 콩사리해먹다 심심하면
온갖 게임도 하고 그래도 심심해지면 조금 힘센 애들이 힘없는 애들
싸움도 붙이는데 쉽게 거역할수도 없는일이라 시키면 해야한다.

어느날 큰애들이 나보고
귀가약간 먹어 먹보라 놀리며 동네서 제일 만만하고 온갖 아이들
심부름 도맡아하는 마스마하고 싸움하면 이기겠느냐고 물었다,
물론 이기겠다고 자신있게 시원스럽게 대답해 버렸다.

나의 싸움 전적이라야
동생하고 꼬집기 머리카락 집어뜯기 어쩌다 발로차기가 전부지만
그래도 아직 동네 머스마들 한테 귀여움도 받고 아버지가 저그들
선생님이고 똑똑하고 잘생긴 오빠의 든든하 빽도 있는데
설마 저 얼빵한 머스마 한테 지기야 할라꼬......

결전의 날은 몇일후로 정해지고,

그동안 나는 아무도 몰래 손톱을 갈고닦았다.
풋밤 비늘깎아 먹을때 쓰는 대나무 처럼
무거운 가위로 비스듬하게 손톱을 짤라 끝이 뽀쪽하게 만들고
그걸 부러지지 않게 간수하느라 고생께나 한것같다.

결전의 날
머리채 잡히지 말라고 짧은 단발머리 당겨 뒤로묶고
밥 든든하게 먹고
막상 집을 나서려니 가슴이 두근리고 괜히 이긴다고 했다는
후회도 됐지만 무효화 하긴 너무늦었고 아이들 앞에선
저 머스마쯤이야 하며 당당하게 산으로 올라갔다.

그날따라 동네 가스나 머스마는 다 모이고 이웃동네 머스마도
몇이 보이고 벌써부터 주위를 삥 둘러선 아이들은 실실 웃으며
재미있는 구경을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있었다.

드디어 삥둘러선 아이들 가운데서 얼빵한 머스마와 나는
마주서서 서로의 눈을 노려보며 섰고 나는 내 손톱의 날카로움을
다시한번 확인하며 작전을 점검했다
손톱으로 먼저 눈을 찌르고 다음은 얼굴을 꼬집는다.
이만하면 충분하지!
그래도 안되면 허벅지를 물어?병쨈?

땡 땡 땡
1라운드 시작 종이 울림과 동시에 퍽 퍽퍽 하는소리와 함께
눈에서 불이 번쩍@#%$^&**(^**$#@*^.....그리고
내 주위에 무수한 별들이 떠다니고
날카로운 내 손톱은 끄내보지도 못하고 끝난
완전한 한판 승부였다.

차마 부끄러워 그냥은 그 자리에 더이상 서 있을수가 없어
큰 소리내어 엉엉 울며 집으로 돌아와 내 든든한 빽인
오빠한테 여차여차 한 이야길 다 일러바쳤더니
잘난 우리오빠왈~

등신같은 가스나 니가 깡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