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작은 아이에게 읽어 줄 동화책을 사러 서점에 들렸다.
이것 저것 고르다가 어른들이 읽기에도 조금은 부담스런 분량의 장편
동화 한권이 눈에 들어왔다.
나와 같은 엄마의 시각에서 쓴 책이어서 그랬을까!
난 그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도 어른들이 읽기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
은 동화가 있다는 것이 우선 너무 반가웠다.
아직은 어린 나의 딸들은 엄마가 읽어 주는 책의 내용보다 단어의 뜻
을 묻느라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알을 얻기위해 기르던 암탉이 왜 양
계장을 나와 그토록 머물기를 원하던 마당마저 나와야 했는지를 아주
조금은 느끼는 것 같았다.
얼마전 동생이 점점 생각이 근시안 적으로 변하는 내가 한심해 보였는
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우화 형식의 책 한권을 사보냈다.
그리고 맨 뒷장에 "언니,언니는 이 책의 누구와 같다고 생각해??"라고
물었다.
그때도 난 제일 한심한 주인공 쥐와 내가 너무 닮아 있어 얼굴이 뻘개
지도록 혼자 부끄러운 적이 있었다.
요즘 다시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이 책을 딸들에게 읽어주며
난 또 다시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마치 내가 사나운 수탉의 그늘에서 자신의 편협된 삶만 중시하는 한심
한 암탉같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