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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모 소설---22회--▲모리타니 무당의 부적


BY 토마토 2001-03-17

★해설..
.삼모가 길에서 아주 더러운
목걸이 하나를 줍게 됩니다.
주인이 나타나면 돌려주려고 하지만
영영 나타나지 않자 그걸 닦아서 자기의 목에다 걸고 다니는데...
앗! 그것은 무당의 부적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여러가지 나쁜일들이 많이 생긴답니다.
참 이상한 일이죠.
삼모 소설은 정말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
잘 아시겠지요?...

토마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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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9


모리타니 무당의 부적


회교의 라마단(금식월)이 이제 곧 끝난다. 나는 요 며칠간 밤마다 마당에 나가 달을 보았다. 이곳 사람들은 나에게 보름달이 뜨는 날, 회교도들의 축제가 시작 된다고 했다. 이웃 사람들은 양과 낙타를 잡아 축제를 준비했다. 여자들은 '헤나'라고 불리는 검붉은색의 염료로 내 손바닥에도 아름다운 무늬를 그려넣어 주겠다고 했다.


축제에서는 헤나로 손을 꼭 장식해야 했고 나 또한 그런 풍속을 이곳 원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다. 토요일 주말에 우리는 사막을 여행할 계획이 없었다. 호세와 나는 밤새도록 집에서 책을 보다가 날이 훤해진 후에야 잠이 들었다. 한낮이 되어서야 일어난 나는 시내로 가서 비행기가 아침에 가져온 스페인 신문을 샀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난 후 나는 설거지를 끝내고 거실로 왔다. 호세는 신문보는 일에 정신이 팔려 있고 나는 바닥에 누워 음악을 들었다. 충분한 수면으로 마음이 편안했고 또 저녁에는 시내 영화관에서 찰리 채플린의 흑백영화 '라임 라이트'를 볼 계획도 있었다.


그날은 태양도 바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바람 속에는 흙모래도 없었고 아름다운 음악은 작은 방에 가득 차 정말 여유롭고 한가한 일요일이었다. 오후 두 시가 조금 지나자 사하라 원주민 아이들이 내 이름을 불렀다. 그들은 자른 고기를 담을 만한 커다란 포대를 좀 달라고 했다. 나는 색이 요란한 새 비닐 포대를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맞은편에는 집들이 새롭게 들어서 아름다운 사막의 경치가 날마다 한토막씩 끊겨나갔다. 정말 안타까웠다. 잠시 후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이웃집 남자아이들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다투고 있었다. 그 옆에는 자전거 한대가 놓여있었다.


나는 그 아이들이 점점 심하게 다투는 것을 보면서 자전거를 타고 싸우는 부근을 한바퀴 돌았다. 싸움이 점점 더 심해지는 바람에 나는 자전거를 멈추고 말리려고 했다. 그때 나는 우연히 땅 위에 떨어진 목걸이를 발견했다.


이곳 사람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마로 엮은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었다. 나는 무심코 그것을 집어들고 그 아이들에게 갔다."이것 너희들이 떨어뜨린 거니?" 두 아이는 내 손안에 든 목걸이를 보더니 싸움을 멈추고 놀란 표정으로 뛰어 달아났다. 그들의 얼굴에는 무서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내 것 아니에요. 내 것 아니에요." 정신없이 뛰어가면서 그 아이들은 서로 부딪히기까지 했다.나는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곧 아이들에게 말했다.


"좋아, 그러면 우리 집 문앞에 놓아 둘 테니까 만약 어떤 사람이 이것을 찾으면 너희들이 그 사람에게 목걸이는 우리 집 문 앞에 있다고 말해줘." 나는 말을 마치고 집 안으로 들어가 다시 음악을 들었다. 오후 네시가 지나 나는 다시 문을 열고 내다보았다. 거리는 텅 비고 인적은 뜸했다. 그 목걸이는 아직도 그대로 있었다.


나는 목걸이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것은 작은 천 꾸러미에 심장모양의 과일씨 그리고 쇳조각이 엮여 있었다. 그 쇳조각은 오래전부터 가지고 싶었던 것이었다. 시내로 가서 몇 번 사려고 했으나 파는 곳이 없었다. 그 목걸이는 지저분했고 한푼의 가치도 없어 보였다. 다른 사람이 설사 떨어뜨렸다손 치더라도 돌려달라고 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한참 망설이다가 내가 갖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너무 기뻐 호세에게 그것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더러우니까 버렸지. 그런데 당신은 또 그걸 왜 주워와?" 그는 목걸이에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고 신문으로 눈을 돌렸다. 나는 주방 가위를 들고 마로 된 목걸이의 줄을 잘랐다. 그 천꾸러미에서는 악취가 풍겼고 이상한 느낌이 들어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


단지 작은 두부말림처럼 생긴 녹홍색 쇳조각만이 반짝이면서 매끈했다. 쇳조각 주변에는 하얀색의 철이 예쁜 테두리로 되어 있어 보통 사람들이 걸고 다니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나는 그 쇳조각이 너무 마음에 들어 가루비누로 말끔히 닦아내고 굵은 실을 찾아 쇳조각 고리에 끼었다.


그리고 목에 걸었더니 크기도 적당하고 세련돼 보이기까지 했다. 나는 다시 호세에게 뛰어가 보여주었다."아주 보기 좋은데, 지금 입고 있는 가슴이 파인 검은 블라우스에 정말 잘 어울려. 당신 계속 걸고 다녀!"


나는 그 쇳조각을 목에 걸고 다시 음악을 들었다. 그 일은 모두 까맣게 잊은 채 카세트 테이프 몇 개를 연속 듣고 있는데 눈이 조금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했다. 잠에서 깬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전신이 피곤한 것일까? 나는 너무 졸려 카세트를 가슴위에 눕혀 놓았다.


그러자 테이프를 갈아끼우는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내 목에 걸려 있던 쇳조각이 기계에 닿았다. 순간 녹음기가 돌아가지 않다가 또 갑자기 미친 듯이 돌아갔다. 음악의 속도와 박자도 모두 엉망이었다. 마치 녹음기가 화가 난 듯했다.


호세가 뛰어와 테이프 넣는 곳을 열었다 닫았다 하더니 이상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줄곧 아무 이상도 없었는데, 아마 먼지가 너무 많이 쌓여서 그럴 거야." 그래서 우리는 카세트를 바닥에 내려놓고 엎드려 시험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엉망이 되어 카세트 테이프가 전부 씹은 것 처럼 되어버렸다.


우리는 머리핀으로 엉망이 되어 버린 테이프를 조심스레 꺼냈다. 호세는 공구를 가져와 카세트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호세가 공구를 가지러 간 사이 나는 손바닥으로 녹음기를 탁탁 때렸다. 집 안에 있는 고장난 전기제품들은 나에게 몇 대 두들겨맞으면 곧 정상으로 돌아와 구태여 수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몇 번 더 카세트를 때리는데 갑자기 코가 간지럽더니 재채기가 거푸 나왔다. 나는 전에 알레르기 비염을 심하게 앓은 적이있어 재채기를 심하게 하면 코에서 쉽게 염증이 발생했다.


그러나 일전에 스페인 의사가 치료를 잘 해주어 오랫동안 알레르기 비염은 재발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재채기가 나오자 나는 입속으로 '아 또 왔구나'하고 말하면서 휴지를 가지러 가기 위해 일어섰다. 내 경우를 비추어보면 이럴 경우 곧 맑은 콧물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욕실을 향해 세 발자국도 가지 않았는데 연달아 재채기가 수십 번 나왔다.


동시에 오른쪽 눈이 불편한 것을 느꼈다. 거울을 보니 눈꺼풀 끝이 조금 빨갛게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눈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콧물이 벌써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이십여 번 연달아 재채기를 하고 나니 기분이 꺼림칙했다. 전에는 이렇게 끊이지 않고 재채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부엌으로 가서 약을 먹었다. 그런데 20여 번의 재채기가 끝나자마자 10초도 안되어 다시 천둥 같은 재채기가 연달아 나왔다. 호세는 내 곁에 서 있다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의사가 도대체 치료를 어떻게 한거야?"


나는 코를 가리고 재채기를 해대는 바람에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모두 합쳐 백여 번의 재채기를 하고 나니 눈물과 콧물 범벅으로 나의 얼굴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단 몇 분도 재채기를 참을 수가 없어 나는 재빨리 창 쪽으로 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


호세는 부엌에서 찻잎을 띄운 뜨거운 물 한 잔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의자에 기대어 뜨거운 차 몇 모금을 마시고 나서 콧물을 닦다가 오른쪽 눈에 생긴 다래끼에서 열이 나는 것을 느꼈다. 다시 거울을 보니 눈 다래끼는 이미 많이 부풀어 있었다. 채 20분도 안되었는데 이렇게 많이 붓다니 정말 이상했다.


그러나 나는 우선 재채기를 멈추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곧 눈다래끼는 잊어버렸다. 재채기는 이삼십 초가 넘어도 멈추지 않았다. 나는 작은 휴지통을 들고 콧물을 계속 닦으며 다녔다. 마치 태풍과도 같은 어마어마한 재채기가 터져나온 다음 나는 코피를 흘렸다. 나는 급히 돌아서서 호세를 불렀다. "안되겠어요. 코피가 나왔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호세를 보는데 갑자기 내 앞에서 그가 활극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화면을 옆으로 ?또陟塚?것처럼 사방으로 벽을 따라 천장이 돌아갔다. 나는 비틀거리다가 호세를 잡고 말했다. "지진이 일어났나요?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요...." "지진이 아니야, 빨리빨리 누워!" 그리고는 날 안았다. 나는 그때 전혀 무섭다고 느끼지 않았다. 단지 기가 막힌 일들이 어떻게 이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났는지, 도대체 내가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호세는 나를 끌어당겨 침대에 ?또慧? 내 눈앞의 천지가 빙글빙글 돌았다. 눈을 감으니 사람이 거꾸로 섰다 바로 섰다 하는 것처럼 어지러웠다. 침대에 누운지 몇 분도 안되어 이번에는 또 위가 울렁거렸다. 나는 황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토하기 시작했다.


전에도 자주 토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심하게 토한 적은 없었다. 나는 위 속에 들어있는 것들은 물론 내장마저 모두 토해낼 것 같았다. 위장은 미친듯이 나를 괴롭혔다. 점심 먹은 것을 다 토하고 나니 맑은 물이 나왔다. 맑은 물을 토하자 이번에는 노란색의 쓴물이 쏟아져나왔다. 쓴물을 다 토하고 나서 더 토할 것이 없자 계속해서 헛구역질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호세가 줄곧 등 뒤에서 나를 꼭 안고 있었다. 계속 재채기를 해대고 코피를 흘리고 또 토하고 나니 기력이 모두 빠져 저절로 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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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는 나를 다시 침대에 ?똑耽?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면서 조급히 물었다."당신, 뭐 상한 음식 먹은 것 아니야? 식중독이 아닐까?""아니에요. 설사를 하지 않았잖아요. 상한 음식을 먹은 것은 아니에요." 나는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잠시 누워 있는데 이상하게도 몸 안에서 파도가 높이 솟구쳤다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온몸이 허탈해지고 식은 땀이 흘렀다. 그러나 이젠 어지럽지도 않았고 재채기도 나지 않았다.


나는 호세에게 말했다."차 마시고 싶어요." 호세는 뛰어가 차를 가져왔다. 한 모금의 차를 마시고 몇 분도 안 되어 몸이 완전히 나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크게 뜨고 멍청하게 벽에 기대어 있었다. 호세는 나의 맥박을 짚어보고는 힘껏 나의 배를 눌렀다.


그리고 내게 물었다."아파? 아파?" "아뇨, 아프지 않아요. 좋아졌어요. 정말 이상해요." 나는 침대에서 내려 오려고 했다. 그는 내가 정말 좋아진 것을 보더니 멍청히 서 있다가 말했다."당신은 더 누워 있어. 내가 뜨거운 물주머니를 가져올게."


"정말 좋아졌어요. 물주머니는 필요 없어요." 그때 호세는 갑자기 내 얼굴을 끌어당기더니 말했다. "어, 당신 눈 언제 그렇게 부었어?" 나는 손으로 오른쪽 눈을 매만졌다. 눈꺼풀이 더 많이 부풀어 있었다. "거울을 가서 볼래요."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몇 발자국 가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위장이 어떤 사람에게 채찍으로 맞은 것 처럼 아팠다. 나는 윽하며 소리를 지르고 꿇어앉았다. 위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침대에 되돌아왔다. 그 고통은 마치 섬광처럼 나를 짓눌렀다.


내 위장 안에 어떤 사람이 들어가 손으로 위를 비틀고 이빨로 깨무는 것 같았다. 나는 몸을 웅크린 채 견디려고 애썼다. 참고 참았으나 고통은 점점 심해졌다. 나는 침대 위에서 떼굴떼굴 구르며 나 자신을 주체할 수 없었다. 입에서는 괴성이 흘러나왔고 고통은 점점 심해져 눈앞이 캄캄했다.


단지 짐승처럼 울부짖는 내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호세는 손으로 내 배를 문질러댔다."만지지 마세요!" 나는 일어나 앉았다 엎어졌다 하면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극심한 경련성 통증은 멈출 줄을 몰랐다. 나는 목이 쉬도록 고함을 질렀다.


이제는 기슴속의 폐까지도 아파왔다. 매번 숨을 들이쉴때마다 허파까지도 뒤틀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때 마치 헝겁인형처럼, 보이지 않는 공포의 그림자에 의해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 내 눈앞은 완전한 암흑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신은 말짱했지만 온몸은 극심한 고통의 노예가 되었다. 나는 베개를 물어뜯고 침대를 긁기 시작했다. 땀이 온몸을 덮었다. 호세는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어찌 해야 할지를 몰라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호세는 계속해서 중국어로 내가어렸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언니로부터 불렸던 호칭으로 나를 불렀다.


"동생아, 동생아! 동생아!" 나는 그 소리를 듣자 다시 멍청해졌고 사방이 캄캄해졌다. 귀에서는 마치 폭탄이 터지는 굉음과 천둥이 치는 소리가 들렸다. 처참한 고통은 한순간도 나를 풀어주지 않았다. 나는 다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나의 모국어로 소리를 질렀다."엄마, 아빠 저 꼭 죽을 것 같아요. 아파 죽겠어요."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입에서는 계속 고통을 호소했고 몸은 어떤 사람에 의해 내장을 꼬집히고 뜯기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호세는 나를 안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그는 나를 문설주에 기대게 한 채 대문을 열고 다시 나를 안아다 차 안에 내려놓았다.


나는 그때서야 내가 집밖으로 나왔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강렬한 햇빛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두 눈을 감았다. 마치 나자신이 빛을 무척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손으로 눈을 가리고 호세에게 말했다"태양빛, 빛이 싫어요. 빨리 빛을 가려주세요."


그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듯 했다. 나는 다시 소리를 질렀다. "호세, 태양이 너무 강해요." 그는 뒷좌석에 있던 수건을 내게 주었다. 나는 알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수건으로 얼굴을 덮었다. 일요일이어서 병원에는 당연히 의사가 없었다. 호세는 의사를 찾지못하자 곧바로 차를 사막 군대가 있는 막사로 돌렸다.


우리가 막사에 도착하자 위생병이 나의 모양을 보고는 서둘러 호세를 도왔다. 두 사람은 나를 끌어안아서 의무실로 데리고 갔다. 위생병은 곧 사람을 불러 군의관을 찾았다. 병실 침대에 누워 있던 나는 갑자기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귀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눈앞도 캄캄하지 않았다. 한 20분 지나자 군의관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그때 나는 이미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나는 온몸에 기운이 없다고 느낄 뿐 다른 곳은 모두 정상이었다. 호세는 그날 오후 내게 나타난 어마어마한 증상을 군의관에게 말했다. 군의관은 심장박동과 맥박을 재고 혀를 살펴보고 위를 두드렸으나 나는 이제 더 이상 아무 곳도 아프지 않았다.


단지 심장만 빠르게 뛸 뿐이었다. 그는 이상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고는 호세에게 말했다. "당신 부인은 아주 건강한데요. 보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호세는 매우 화가 난 모양이었다. 마치 군의관을 속였던 것처럼 당황하며 말했다." 당신, 제 아내의 눈을 보세요." 군의관은 내 눈을 뒤집어 보더니 말했다.


"곪았군요. 염증이 발생한지 며칠은 된 모양이네요." 우리는 애써 부인하며 한 시간 만에 이렇게 부풀었다고 말했다. 군의관은 다시 한번 내 눈을 보고는 소염 주사를 놔주었다. 그는 다시 나를 살펴보더니 자기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던 모양이었다. "삭중독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에요. 설사도 하지 않았는데요."


나는 황급히 말했다. "과민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음식을 잘못 먹어서요." "피부에 반점이 생기지도 않았는 걸요. 과민 반응은 아닐거에요." 군의관이 참을성있게 나를 보더니 말했다. "그러면 누워 있다가 다시 토하거나 아프면 곧 나를 부르세요." 말이 끝나자 그는 가 버렸다. 한 시간 전에는 마치 귀신이 몸에 달라붙은 것처럼 아팠는데 이상하게도 진찰실을 오니 통증이 완전히 사라져 아프지 않았다. 30분 후 위생병과 호세는 나를 부축해 차에 태웠다.


위생병은 매우 착한 사람이었다. "다시 아프면 곧장 오세요." 차 안에 앉으니 몸이 무척 피곤했다. 호세는 나에게 말했다. "나한테 기대." 나는 호세의 어깨에 기대고 눈을 감았다. 목에 걸린 쇳조각이 비스듬히 그의 무릎에 닿았다. 사막 군인 막사에서 군으로 돌아오다 보면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을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었다. 몇 미터 내려가지 않았는데 차가 이상하게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다.


호세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누가 차를 뒤에서 미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호세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브레이크는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호세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겨 일을 순서대로 처리하는 것을 보았다. 호세는 동시에 긴장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삼모, 꼭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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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입니다.
토마토^^*

출판사.....유정

제목.....당신은 나없이 살수있나요.

지은이 ....삼모

편역......문형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