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모 소설을 1권 끝내고 나니 무척 홀가분하군요. 2권.3권이 남아있지만 말이죠... 지금은 일요일 오전 7시 30분이구요.. 남편이랑 울아이는 잠에 빠져있으니 컴을 일단 제가 쓰기로 했어요.어제 동숭동...때문에 저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이젠 좀 마음이 진정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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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오는 사람
★리우후이황....소설의 주인공
★리우따마......후리황의 모친
★옌쯔....후이황의 12살된 여동생
★꾸어치앙...후이황의 군대간 동생
P 78
엔쯔는 신경질이 난다는 듯 짜증 섞인 목소리로 퍼부었다. "이삼 일에 한 번 꼴로 고장이니, 저 고물 때문에 학교 지각을 하도 해서 선생님한테 혼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란 말예요. 아예 갖다 버려요!" "야이, 죽일 년아! 넌 통도 크구나. 저 시계는 그래도 네 할머니가 신혼살림으로 장만해 주신 거야. 설사 안 간다 해도 가끔 쳐다보며 할머니 생각이라도 해야지, 그래 시간 좀 안 맞는다고 갖다 버려?" "엄마는 너무 구식이야. 머리에 온통 봉건적인 잔재뿐이라구!" 옌쯔는 리우따마를 놀리듯 맞장구며 낄낄 웃어댔다.
"아니, 이년이? 거기 앉아서 자꾸 약이나 올릴 거냐. 네 나이 이제 열두살이다. 네가 네 언니보다 잘하는 게 어디 하나라도 있냐?" 리우따마는 그렇게 말하고는 혼자 배시시 웃더니 계속 말했다. "네 언니 열다섯에 공장 갔다만 한번 했다 하면 확실히 뭔가를 보여 주니까 공장에서도 칭찬이 자자하잖니? 그뿐이냐? 동네방네 무슨 일이든지 남에게 안 지니, 정말 이 에미 기분을 살려 주고 있지......"
"그런데 언니가 딱 하나 나보다 못하는 게 있는데, 뭔지 아세요? 매일 같이 요때쯤이면 집에 안 들어와 엄마 속을 태우잖아!" 옌쯔는 리우따마를 향해 찡긋 눈짓을 했다. "아니, 이 몹쓸 년이 있나 그래? 넌 꼭 이 에미한테 말대꾸를 해야 직성이 풀리냐?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어?" 리우따마가 기세등등하게 손을 번쩍 치켜들어 때리는 흉내를 내자 옌쯔는 나 살려라 하고 줄행랑을 쳤다.
리우따마는 입 속으로 뭐라고 웅얼대며 대문 밖으로 나갔다. 후이황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주위를 살폈다.
리우따마는 이제 오십을 갓 넘었지만 겉보기에는 육십이 넘어 보였다. 홀몸으로 집안을 꾸려가자니 무거운 생활고에 허리가 꾸부정하게 휘어져 버렸다. 여자 혼자 힘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가정이 뻬이징의 골목골목마다 수두룩했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예전에는 리우 씨네 집 살림이 그럭저럭 괜찮았었다.
변두리의 허름한 집이었지만 방 두 개에 전세금도 싼 집에 살았다. 리우후이황 아버지가 운수회사에 근무하면서 월급 외에도 상여금을 타와 생활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더군다나 화물차를 운전하니 여기저기 다니다 값싸고 질좋은 물건도 수시로 갖고 들어왔다. 아이들 세명에 모두 다섯 식구가 생활 걱정 없이 유복한 축에 속했다.
그러나 그런 생활도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리우후이황이 열다섯 되던 해에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고 만 것이다. 집안에 기둥이 없어지자 당장 생활 걱정이 눈 앞에 다가왔다.과부의 몸이 된 리우따마는 어쩔 수 없이 종이봉투를 만들어 몇푼 안되는 돈을 만드느라 밤낮을 눈코 뜰 새 없이 보내도 항상 허덕였다.
후이황도 학교를 그만 두고 공장에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리우따마는 외아들 리우꾸어치앙(劉國江)이 빨리 커서 집안을 꾸려가길 바랐지만 그 죽일 놈의 <문화대혁명>인가 뭔가가 일어나면서 학교 졸업도 제대로 못한 채 저쪽 오지의 농장으로 징발되고 말았다.
막내인 옌쯔는 학업도 하는둥 마는둥, 하루는 시위대에 휩쓸려 다니고 하루는 반동분자 선생님의 비판대회에 참석하는 등 일정치가 않았다. 그런가 하면 공장에도 갔다가 농장으로 견습을 가고 도대체 공부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놀고만 있는 건지 모를 지경이었다.
리우따마가 가만히 지켜보니 저렇게 하는 일 없이 천방지축 날뛰려면 아예 학교 때려 치우고 집에서 종이봉투라도 하나 더 만드는 게 낫겠다 싶어 후이황에게 상의 했다. 후이황은 리우따마의 말에 펄쩍 뛰며 단호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엄마, 제가 중학교 졸업도 못하고 공장에 간 게 다 무엇 때문이에요? 꾸어치앙과 옌쯔를 위해서가 아니었나요? 지금 꾸어치앙은 오지로 끌려 갔으니 남은 건 옌쯔뿐인데 어떻게 학교를 그만두게 할 수 있어요? 옌쯔라도 어떻게 해서든 대학까지 보내고 말거예요."
후이황의 강력한 태도에 리우따마도 어쩔 수가 없어 그만두고 말았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래도 자식들이 비뚤어진 놈하나 없이 리우따마를 위해서 뭔가를 보여 주었다. 후이황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후이황은 공장에서 2년도 안되어 조장이 되질 않았나, 해마다 모범노동자로 뽑혀 상장과 상품을 받아오기까지 했다.
또한 수시로 세숫대야며 수건 그리고 보온병 같은 일상용품은 물론이고 닭고기며 생선 같은 부식품도 한 아름씩 갖고 왔다. 예쯔 도한 뭔가를 보여 주었다. 집에서는 죽어도 말을 안 듣는 년이 학교에서는 무슨 재주를 부리는지 반에서 반장을 하고 학교 대표로 무슨 간부를 하지를 않나, 그 뒤 홍위병들이 날뛸 때는 무슨 단장까지도 해 먹었다.
옌쯔는 머리가 좋은지 공부도 잘하고 과외활동도 뛰어났다. 말만 고분고분 잘 들으면 더 없이 귀여운 게 그 아이다. 꾸어치앙을 볼 것 같으면 그 춥고 힘든 오지에서 부대장을 하는 모양인데 저번 편지에서 자기네 부대가 상금으로 트럭 한 대를 탔다는 것이다. 정말 대견하고 뿌듯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꾸어치앙이 보낸 편지 내용을 상기할 때면 리우따마의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은 날이 없었다. 우체부가 편지를 건네 줄 때 그녀는 까막눈이라 글씨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봉투모양으로도 꾸어치앙이 보냈다는 것을 알았다. 꾸어치앙은 꼭 요런 봉투로 보내왔다. 편지지만 보아도 아들의 체취를 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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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씁니다. 오늘은 월요일 이구요..
위의 글은 어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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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1
아들의 편지를 받는 날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오후 내내 옌쯔가 학교 끝나고 빨리 와서 읽어 주기만을 기다렸다. 옌쯔가 돌아와 편지를 쭉 읽어내려 가야 마음이 좀 편안하게 가라앉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편지를 읽고 나서도 영 석연치 않은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덤벙대는 저년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안 읽고 마구 건너뛴 듯 싶었다. 그래서 책상에 엎드여 한창 숙제를 하고 있는 옌쯔 옆으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
"이 편지 다시 한번 읽어보렴. 오빠 편지가 이렇게 짧을 리가 없다." "아까 읽어 드렸잖아요?" 옌쯔는 귀찮다는 듯이 입을 삐죽 내밀며투덜댔다. "아이구, 저년 말버릇 좀 보게나. 한번 더 읽으라면 읽을 것이지, 무슨 잔소리가 이리 많은 게야? 아까는 편지를 너무 빨리 읽어서 군데군데 생각도 안 나고 또 이렇게 간단하게 쓸 리가 없단 말이다. 이것아."
"엄마, 좀 있다가 언니 오면 답장 쓰게 할 것 아녜요? 그때 오빠한테 말하세요. 다음부터는 책으로 한 권씩 써서 보내라고." "야이, 죽일 년아! 읽기 싫으면 관둘 것이지 끝까지 대꾸하기는...... 너 아니면 읽을 사람이 없는 줄 아냐? 있다 언니 돌아오면 시키지." 리우따마가 일 없다는 듯이 홱 돌아섰다.
옌쯔는 혀를 낼름 내밀며 낄낄대고 웃었다. 리우따마는 마당으로 나가 빨래를 했다. 옌쯔가 자꾸 속을 뒤집어 놓아서 영 심사가 편치 않은 데다 옷 몇 벌을 물에 흔들다보니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빨래를 거의 다 마쳤을 무렵 후이황이 퇴근을 하고 돌아왔다. 리우따마가 땀을 뻘뻘 흘리며 빨래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후이황이 소리쳤다. "엄마, 뭘 하시는 거예요? 제가 말했잖아요.퇴근한 다음에 제가 하겠다구요."
후이황이 빨래감을 뺏다시피 끌어당겼다. 리우따마는 너무 대견스럽고 기특하자는 듯 나무랬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고생하고는...... 집에까지 와서 할 힘이라도 남아 있다는 거냐?""이까짓 것, 쓱싹쓱싹 몇 번 주무르면 끝나는 걸요. 엄마, 빨리 일어나세요."
리우따마는 할 수 없다는 듯 마지못해 일어나 옆에 놓여 있던 부채를 집어 후이황에게 부쳐 주었다. 후이황이 뒤를 돌아보며 빙긋 웃었다. "엄마, 전 안 더워요. 엄마나 부치세요." "좀 쉬거라. 빨래야 나중에 해도 된다. 에미는 지금 네가 편지나 읽어 주었으면 좋겠구나. 네 동생 꾸어치앙한테 편지 왔단다." "정말요?" 후이황은 하던 빨래를 멈추고 얼른 편지를 받아들었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동생의 편지에 함박웃음이 절로 나왔다. "엄마, 옌쯔한테 읽어 달라고 안했어요?" "그 죽일 년 얘기는 내 앞에서 꺼내지도 마라. 학교가서 공부를 제대로 배우는 건지 알 수가 없구나. 편지 한 장 똑똑히 못 읽으니 말야."
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던 옌쯔가 후이황에게 살짝 눈짓을 했다. 후이황은 어머니의 푸념을 알 만했다. 후이황은 꾸어치앙의 편지를 한 글자 한 글자 감정을 넣어가며 천천히 또박또박 읽어 내렸다. 리우따마는 눈을 지그시 감고 도취된 듯 편지내용을 음미했다. 후이황이 끝까지 다 읽었는데도 아직도 흡족하지 못한 듯 재촉했다. "얘야, 편지내용을 그냥 말로 한번 해봐라."
"그럴까요?....꾸어치앙은 아주 편안히 잘 있대요. 부대장이 되어서 좀 바쁘긴 해도 건강하니 걱정마시래요. 그리고 거기 있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젊은 사람들이라 한번 일했다 하면 끝장을 보려고 해서 하루종일 정신 없대요. 그래서 한동안 편지를 못 드렸다구요. 그러니 엄마가 양해해 주시면 고맙겠대요...." "고놈의 자식!" 리우따마는 아들 꾸어치앙을 떠올리며 환히 웃었다. "아니, 언제부터 이렇게 유식한 말을 썼지? 양해해 주시면 고맙겠다니, 밖에 나가더니 제법 문자 꽤나 늘었군."
후이황은 웃음 띤 얼굴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리우따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리우따마의 시선이 언뜻 후이황과 마주치자 얼른 눈물자국을 훔치며 물었다. "그래, 언제 온다는 말은 없던?" "아참, 그랬어요. 가능한 한 설날 전에 와서 가족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겠다고 하더군요." "편지에 정말 그렇게 쓰여 있더냐? 옌쯔 저 죽일 년이 이렇게 중요한 말을 빼고 읽었단 말이다!"아들이 온다는 소식이 너무 기뻤던 리우따마는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마음에 부담이 왔다.
아들이 돌아올 날을 속으로 따져보면서 양말에서 옷가지까지 하나하나 챙겨보았다. 아울러 방도 하나 마련해야겠기에 쏭따츠엉한테 나무와 벽돌을 가져다가 안방을 나누어 자그마한 방 하나를 만들도록 후이황을 시켜 부탁했다.아들이 온다고 해서 야단법석을 떨긴 했지만 그래도 리우따마의 마음을 가장 쓰이게 하는 게 바로 후이황의 혼사문제였다. 리우따마는 함께 종이봉투를 붙이는 옆집 우따마에게 하소연을 했다.
"총각은 때가 되면 가정을 가져야 하고 처녀도 나이가 들기 전에 시집을 가야 한다잖아요? 우리 큰딸애 후이황은 서두르지 말라고 왕왕대지만 내 맘은 지금 조급해서 죽을 지경이라오. 나이 든 계집애가 시집도 안 가고 저렇게 있다는 게 상책이 아니잖아요?"
리우따마는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계속 말했다. "아는 사람이야 동생 꾸어치앙이 돌아온 다음에 혼사를 치를 걸로 알고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은 후이황이 저러고 있는게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런다고 입방아를 찧을 게 아니겠어요?"
"리우따마, 너무 성급히 굴지 마세요. 서둘러서 되는 일도 아니고, 나한테도 철딱서니없는 가시내가 있어 잘 알잖아요." 우따마는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로 돌려 말하다가 끝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결국 리우따마가 후이황을 얼마나 구워 삶느냐에 달렸어요. 후이황만 오케이하면 쏭따츠엉이야 그냥 얼씨구 좋다가 아니겠어요?" "글쎄 그러면 오죽 좋으련만 말이 안 먹혀 들어간다니까요."
리우따마는 고개를 설래설레 흔들었다. "몇 번 말을 꺼냈지만 번번이 보기 좋게 딱지 맞았다우." "리우따마도 참 딱하시구려. 그야 후이황이 좀 기분 좋을 때를 골라서 하셔야지....." 갑자기 리우따마의 눈이 번뜩이더니 흥분한 표정으로 우따마에게 귓속말을 했다. "알겠어요. 내가 기회를 봐서 잘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만약 이번에도 그년이 예전같이 나온다면 나도 더 이상 참을 수는 없지!"
기회는 마침내 도래하였다.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쏭따츠엉은 리어카에 연탄을 잔뜩 싣고 왔다. 그 당시 뻬이징 시내에 연탄이 품귀현상을 빚어서 매표가 없으면 연탄 한 장도 살 수가 없었다. 리우따마의 집은 식구가 많아 항상 부족했지만 쏭따츠엉은 아직 총각이라 매표로 한 번 구입하면 혼자 두서너 달은 쓰고도 남았다.
쏭따츠엉이란 인간은 한번 도와 주겠다고 마음 먹으면 항상 확실히 하는 성격이었다. 후이황에게도 매표만 쓱 건네 주고는 나 몰라라 하지를 않았다. 연탄배급소가 멀기도 하고 또 리우따마 집에 장정이 없어 연탄 나르는 작업이 보통 큰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그래서 도와주려고 마음 먹은 거 아예 끝까지 해주겠다고 자신이 직접 싣고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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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