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스토니(클릭)
열흘째 남편과 냉전중입니다.
그 어떤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한마디로 말해 남편은 염라대왕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천사표이고
저는 지옥으로 뚝 떨어질.....
2년 전 남편이 정년퇴직 후 경력을 인정받아
운 좋게 다시 취직이 되어
지방으로 이사 오면서 서울 아파트를 전세 놓았지요.
계약만기가 가까워 오면서 한달 전 부터 전세시세를 알아보니
2년 사이에 3~4천만원이나 올랐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기뻤어요.
복덕방에선 더 올려받을 수가 있으니 자기네들한테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우선 세 들어 있는 사람에게 현재시세대로
재계악여부를 물었습니다.
전세금을 올리겠다는거였지요.
그런데 세 들어 계시는 분이 사정이 딱했나봐요.
남편에게 집요하게 매달리더군요.
제가 좀 근엄한(?) 호랑이상인데 비해
남편은 토끼같이 온순하게 생겼어요.
피부도 깨끗하고.
마후라 씌우면 기집애 같애요.
그래서 그런지 저한테는 아뭇 소리 안하고
남편에게 전화로 졸랐나봐요.
천만원만 받으라구요.
남편은 허락.
그것도 계약만기일에서 한달이나 늦게 주겠다고.
그때 돈이 생기나봐요.
아마도 저희집이 편했을꺼에요.
수리 할 때마다 찍소리 안하고 통장으로 돈(수리비) 보내 주었고
사업같은 건 안하니까 전세금 떼일 염려 없고
지방에 사니 일일이 간섭할수가 없고....
(가까이 살아도 간섭할 성격도 못되지만)
천만원도 무리해서 마련하는가 봐요.
남편에게 어떻게 그런식으로 처리하냐고 언성을 높였더니
"남의 집에 사는 사람들이 무슨 돈을 모을 수 있겠냐
우리가 양보해야지...."
그래요.
남편말이 백번 옳아요.
조금씩 양보하면서 살면
이 사회가 훨씬 밝아지겠지요.
그래도... 그래도....
저 나쁘다고 보시지 마세요.
어제 저 먹으라고 감이랑 빵이랑 사오는
남편을 봐서라도...
3월 24일에 제대하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마음의 앙금을 툴툴 털어내야 겠어요.
어제 세 들어 사는 분에게 웃으면서
내 집처럼 생각하면서 사시라고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