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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엄마~~~ 흑흑흑...


BY 밤하늘 2001-03-21



어제 황당한 전화를 한통 받았습니다.
따르릉~ 따르릉~(어! 이건 옛날 전화기 소리..)
"여보세요!"
"엄마! 잠깐만... 여보세요! 아! 규태 어머니..."
"아! 예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 다름이 아니라~ 부탁이 한가지 있어서..."
전 뜨끔 했습니다.
둘째라는 핑계로, 아들이라는 핑계로 선생님에게 한번도 찾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순간 아찔한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예~ 무슨 말씀인데요~"
"사실은 규태에게 신경 좀 써 달라고 이렇게 전화를 했습니다."
전 올것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와는 달리 둘째 에게는 그렇게 신경이 가질 않습니다.
특히 전 아들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할 건 다 할거다.'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답니다.
둘째를 둔 엄마들 특히 둘째를 아들로 둔 엄마들은 제 얘기에 공감이 가실겁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규태가... 다른아이들은 구구단을 다 통과 했는데, 규태만 아직...
제가 수업 마치고 항상 봐 주고는 있습니다만 지금은 너무 바빠서..."
"어머! 선생님 죄송 합니다."
"아니 규태가 다른것은 전부 다 잘하는데 이상하게 구구단은 잘 안되네요."
"죄송합니다. 둘째가 되다 보니..."
제게는 오직 그 이유만이 변명의 전부였습니다.
"예 저도 이해 합니다. 운동회만 아니면 제가 계속 봐 줄텐데 운동회 때문에 그만.."
"예 선생님 제가 하겠습니다..."
"그럼 내일까지 오단까지만 완전하게 외울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 예 알았습니다. 죄송 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예... 안녕...."
뒷 말도 다 못 한체 그렇게 통화를 끝냈습니다.
근데 이상한 것이 화가 나기 보다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생각 했습니다.
'아마 강미 선생님에게 이런 전화를 받았다면... 그 날로 강미는 끝이 였을텐데...'
그렇게 생각하니 씁쓸한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그 사건은 끝이 났지만...
뒤에 규태 학교 엄마로 부터 전해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뭐냐면...
운동회때 하는 게임중에 "구구단을 외자"라는 게임이 있답니다.
아이들이 뛰어가서 종이 쪽지를 주워 펴보면 거기에 몇 곱하기 몇 이라고 적혀있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낚시대를 들고 또 뛰어가 그에 해당하는 답의 종이를 낚시대에 달아 오는 경기라고 합니다.
근데 아들 녀석이 쪽지를 펴 보더니만 "28'이라는 숫자를 잡더랍니다.
또 다른 녀석이 달려와 아들이 들고 있는 "28"이라는 숫자를 보더니 자기 거라고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당근 규태는 자기 것이라고 우기고...
둘은 싸움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규태의 문제는 "3X7" 이고 다른 아이의 문제는 "4X7"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찌 하겠습니까?
다 엄마인 제 책임인것을...
나오는 웃음을 꼭 참고 무서운척 하면서 가르쳤습니다.
눈물을 찔끔이면서 외우더니 금방 다 외웠습니다.
전 또 그렇게 생각 했죠.
'역시... 내 아들이야...봐! 하면 하는 애라니깐...'
하지만 저의 소홀함을 뉘우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앞으로 아들에게 잘 해야지~
잘 할 수 있을까???'